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이어 오거돈 전 부산시장, 부산지검의 한 부장검사까지 부산 고위 공무원들의 일탈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혐의도 가지가지다. 뇌물수수, 부정청탁, 강제 성추행 등. 일반인들은 생각하기도 힘든 범죄들을 고위 공무원들이 잇따라 저지르면서 부산이라는 도시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손주철)는 뇌물수수, 수뢰후부정처사,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부시장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벌금 9000만원과 추징금 4200여만원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 전 부시장 혐의 중 뇌물수수 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그런데 고위공직자의 뇌물 혐의를 유죄로 봤음에도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가 선고되자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 26일 항소장을 제출하면서 "유 전 부시장 뇌물수수 등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을 검토한 결과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등의 사유와 양형기준 위반 등 중대한 양형부당의 사유가 있어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유 전 부시장 측 변호인도 지난달 27일 서울동부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 정책국장, 부산시 경제부시장 시절인 2010년 8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직무 관련 금융업계 종사자 4명에게 총 4700여만원 상당의 금품과 이익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등은 유 전 부시장의 이 같은 비위 의혹 감찰을 무마했다는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재판을 받고 있다.
오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부산경찰청은 오 전 시장이 지난해 관용차에서 시청 직원을 추행했다는 또 다른 의혹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관용차 성추행 의혹이 밝혀질 경우 피해자가 다수가 되는 것은 물론 상습추행 혐의도 추가될 수 있어 경찰이 오 전 시장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하는 것은 물론 법원의 영장 발부 가능성도 한층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관용차 성추행 의혹 수사는 피해자 진술도 받지 못하는 등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경찰은 수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은 오 전 시장 측이 총선 전 성추행 사건을 은폐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총선 전 사건 무마 시도(직권남용) 의혹 등도 계속 수사하고 있지만, 피해자와 오 전 시장 측 모두가 부인하는 상황에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된 부산지검 부장검사 A씨는 조만간 경찰에 출두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지난 1일 오후 11시 15분께 부산도시철도 1호선 양정역 주변 길거리에서 걸어가던 여성 신체를 접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신분이 확인됐고 당시 A씨가 술이 많이 취해 일단 귀가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진경찰서는 강제추행 혐의로 해당 부장검사를 입건하고 조만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A씨는 지난 금요일까지 정상 출근했으며 부산지검 측은 지금 단계에서 인사조치는 없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의 강제추행 사건을 지휘하는 부산지검 소속 간부가 같은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부산 고위 공무원들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잇따르면서
해운대구에 사는 김 모 씨는 "입에 올리기도 싫은 일들이 잇따라 고향인 부산에서 터지면서 부산시민이라는 것이 창피스러울 정도"라며 "부산 고위 공무원들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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