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피한 `서울역 묻지마 폭행` 30대男, 경찰 또다른 女폭행사건도 수사

서울역 인근에서 여성을 폭행하고 달아나 공분을 산 30대 남성이 과거 다른 여성을 위협하고 이웃주민을 폭행했던 사실이 알려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5일 서울 동작경찰서는 상해 혐의로 철도특별사법경찰대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이 모씨(32)를 폭행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2월 동작구 소재 한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여성에게 욕설을 하고 침을 뱉는 등 소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또한 지난달 이웃주민을 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들에게 처벌 의사를 확인한 후 수사에 착수했으며 현재 두 사건을 병합해 수사하고 있다.
한편 '서울역 묻지마 폭행'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긴급체포가 위법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이날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긴급체포의 필요성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철도경찰은 "피의자가 불특정다수에게 몸을 부딪치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여 제2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신속히 검거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상해 혐의를 받는 이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신원과 주거지 및 휴대전화 번호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고, 피의자가 주거지에서 잠을 자고 있어 증거를 인멸할 상황도 아니었다"며 이씨의 긴급체포가 위법하다고 판단해 구속영장도 발부하지 않았다.
철도경찰은 지난 2일 서울 동작구 자택에서 이씨를 긴급체포한 후 3일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철도경찰은 "체포 당시 피의자가 주거지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문을 두드리고 전화를 하였으나, 휴대폰 벨소리만 들리고 아무런 반응이 없어 도주 및 극단적 선택 등 우려가 있어 불가피하게 체포했다"고 밝혔다.
또 "피의자는 현재 지방에서 보호자와 함께 지내는 중"이라며 "검찰에서 기각 사유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수사 경과를 본 후 구속 영장 재신청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윤균 기자 / 김금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