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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세대 기업가 COSMOS & Be 과정에서 박영건 꿈비 대표와 배양숙 글로벌인사이트포럼 대표. [사진 = 사진작가 권순섭] |
A. 2018년 매출은 106억원이었습니다. 그 전엔 61억원 정도였고요. 글로벌 강소기업에 선정됐을 때만 하더라도 수출에서 우리 회사가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까 고민도 많았습니다. 작년 153억원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4월까지 전년 대비 35~40% 성장했습니다. 하반기에는 중국 광군절 등으로 더 성장하기 때문에, 올해는 35% 성장 예상됩니다.
Q. 18개국에 수출하는 걸로 알고 있다.
A. 처음에 매트를 쓰는 건 우리 문화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아파트 생활을 많이 하니까요. 층간 소음 문제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매트를 필수품처럼 여기고 씁니다. 바닥 생활을 하지 않는 나라에선 매트를 잘 쓰지 않을 테니 초기엔 수출에 관심 없었습니다.
그런데 삼성물산에서 2015년에 꿈비에 찾아왔어요. 그 당시 저희는 수출할 능력도, 관련 업무를 수행할 직원도 없었습니다. 중국의 산아제한이 풀리는 시기를 목전에 두고,
중국 육아용품 시장 가능성을 크다고 여긴 거지요. 산아제한은 2016년에 풀렸습니다.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500억 달러 정도 되는데, 중국의 육아용품 시장만 500억 달러 규모입니다. 엄청나게 큰 시장인 겁니다. 한국 유아 용품이 문화 한류처럼 가능성 있다고 판단했던 겁니다. 삼성물산이 유망한 한국 벤처 브랜드를 소싱하려고 생각하던 중에 꿈비를 찾은 거죠. 중국에서 열리는 박람회 체류 비용을 지원할 테니 참석하라고 했습니다. 큰 기대 없이 참석했는데, 삼성물산에서 선정했던 150개 업체와 동행했습니다. 박람회에서 꿈비 부스가 가장 인기가 많았습니다. 당시 총괄 담당이 독점 계약 제안을 했지만, 바로 수락하지는 않았습니다. 삼성물산은 육아용품 전문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대기업의 힘과 경험은 있지만 육아산업 이해도는 낮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됐습니다. 천천히 가더라도 중국 바이어와 직접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중소기업인 꿈비가 글로벌기업 삼성의 제안을 거절한 쉽지 않았을 선택이다.
A. 수출에 대해 생각이 전혀 없었던 꿈비의 가능성을 발견해 준 삼성물산이 지금도 고맙습니다. 박람회 이후 많은 곳에서 제안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세계 3대 박람회 중 하나인 '상하이 육아용품 박람회(CBME·Children Baby Maternity Expo)'에 참석했습니다. 중국 백색가전 1위 업체인 메이디그룹의 외아들이 금융회사를 경영합니다. 대기업인 메이디그룹이 중국 본토 육아용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육아용품 오프라인 체인 인수 후 신사업화 하던중 꿈비를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협상을 진행하고 독점 계약을 했습니다. 큰 규모의 전문 중국업체에 꿈비 수출이 시작 됐지만 사드 이슈가 터져 계약체결 후 바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졌습니다. 1년을 매우 고생했습니다. 그 이후 타 업체와 수출 계약을 했지만 상황은 여전히 어려웠습니다. 중국 내에서 큰 기업이지만, 육아용품은 신사업이다보니 경영진의 이해도가 떨어졌어요. 꿈비 제품들의 사이즈가 크다보니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시스템이 강해야 하는데, 해당 업체는 오프라인 체인이 강했던 겁니다. 중국에 전체 유통망을 보유한 회사지만, 우리 제품의 매장 진열에 여러 문제가 있었습니다. 6개월의 계약기간동안 기다려 주었지만 결국 수출 업체를 온라인 전문업체로 이동했습니다. 꿈비와 같이 중국 내에서 성장의 시작단계에 있는 전문업체였습니다.
일본의 엄마들이 무조건 믿고 구입하는 브랜드 '카토지'는 미국 박람회에서 처음 만났는데 현장에서 바로 꿈비 제품을 발주했어요. 카토지와 총판권 계약을 하려는데, 작은 규모지만 온라인에 강한 다른 업체에서도 제안이 왔습니다. 고민 후 카토지에는 아이템 한 개를 주고 작은 업체에는 나머지 전부의 총판권을 주었는데, 매년 2배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Q. 삼성물산, 일본 카토지등 메이저 회사의 제안으로 꿈비 제품 가치가 입증된 것인데, 해외 수출시 메이저 업체와 강소 업체의 계약금(fee) 차이는 어떤가?
A. 수출은 공급 가격에 중간 이윤을 내는 구조입니다. 큰 기업은 여러 브랜드를 취급하기 때문에 매출이 잘 나올 때까지 매니지먼트를 하지 않고 단기적 성과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본능적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일본은 전통적인 유통 구조가 유지되기에 오프라인 매출이 여전히 강합니다. 3~4단계의 유통 과정을 거치기에 가격 경쟁력이 낮습니다. 따라서 대기업보다는 가격 경쟁력이 있는 강소 온라인 유통 업체를 선택했습니다. 해당 업체에서 꿈비 매출이 80% 이상입니다.
Q. 일본 온라인 쇼핑몰에서 꿈비가 1위를 했다고 들었다.
A. 일본은 신생아 수가 매년 70~80만 명 정도입니다. 우리나라 신생아 수가 지난해 30만 명 정도 되니 일본은 큰 시장인 겁니다. 중국 신생아 수는 2000만 명쯤 됩니다. 소득 수준은 차이가 있지만 아이에게 쓰는 돈의 규모는 큽니다. 특히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한 충성 고객이 많습니다.
Q. 코로나19 이후에 꿈비 인기가 더 높아지겠지만, 중국에 진출하면 바로 카피 되는 현실이 우려된다. 특허권은?
A. 꿈비 주력 제품은 폴더블 매트입니다. 초기엔 지적재산권을 주장하기 애매하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의외로 강력한 지적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2년 전에 경험했습니다. 회사 매출 60%를 담당하는 주력 제품은 디자인권도 획득했고 20여 개국가에서도 승인을 받았습니다. 20여 개국에 상표권을 출원하는 비용이 큽니다. 정부의 강소기업 지원 정책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8억 5000만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연구개발(R&D)로 6억 원 정도 지원이 되고 특허권 같은 마케팅 지원 사업도 있습니다. 실제 지원받은 자금을 가지고 해외로 갔습니다. 지적재산권을 어느 나라까지 적용할지 고민할 때 이 자금이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Q. 중국 진출시 중국 셀럽과의 재미있는 인연이 있었다는데?
A. 사드 이슈로 수출이 멈춘 상태였지만, 당시엔 사드 때문에 아니라 수출업체가 능력이 없어 추진하지 못하는 것이라 여겼습니다. 2018년 4월경에 갑자기 2주 안에 꿈비 제품을 납품해 달라는 급한 주문이 있었습니다. 중국의 2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징둥닷컴 이었습니다. 중국엔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 타오바오와 우리나라의 GS샵 같은 오픈마켓인 티몰이 있습니다. 징둥닷컴은 롯데쇼핑몰이나 신세계쇼핑몰의 하이엔드 브랜드만 취급하는 곳입니다. 검증된 프리미엄 제품만 취급하는 징둥닷컴에서 우리 브랜드를 입점시키게 된 이유가 징둥닷컴 류창둥회장의 아내인, '밀크티녀'로 아주 유명한 셀럽 장저티엔 덕분입니다.
장저티엔은 꿈비의 레전드 범퍼 침대를 사서 아기를 재웠고 만족도가 아주 높아 징둥닷컴에 소싱을 하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사드 규제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징둥닷컴에서 먼저 요청을 했기에 최선을 다해 납기를 맞췄던 기억이 있습니다. 징둥닷컴이 열린 후 티몰로 이어지며 중국 시장에 안착했습니다. 이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총판 연장계약을 할 즈음에야 듣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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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2위 전자상거래 기업인 징둥닷컴 류창둥 회장과 밀크티녀로 유명한 장저티엔 부부. |
A.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아기들은 기어 다니고 걸음마를 시작하면서 바닥 생활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매트 시장은 점점 커질 겁니다. 아파트 층간 소음 때문만이 아니라 안전을 위해 매트를 사용하게 됩니다. 개발도상국에선 얇은 매트가 인기가 많고, 소비 수준이 올라가면 PVC 소재 매트를 많이 씁니다. 선진국에서는 폴더블 매트를 찾습니다. 매트 소재 별로 적용되는 한국 기술이 가장 뛰어납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K-브랜드의 제품 인지도가 높습니다. 소비 수준이 높은 고객층에서 특히 한국 제품에 대한 브랜드 인식이 좋습니다. 따라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들을 주 소비층으로 생각합니다.
중국에서도 현지 브랜드 가격의 5배 이상인 꿈비 제품이 2배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중국 현지에 공장을 만들어 생산과 품질, 디자인 완성도를 갖춘 제품 유통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안으로 검토를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
Q. 코로나19이후의 삶에 대한 다양한 전망과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 미래 산업군은 친환경 이슈가 더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꿈비도 친환경 소재의 개발을 통한 하이엔드 브랜드 연구에 대한 고민이 있는가?
A. 바닥 매트 품질은 한국이 가장 우수합니다. 한국 엄마들의 눈높이가 매우 높습니다. 매트가 단순히 육아용품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먹는 음식처럼 중요하다고 여겨 아이가 입는 내복보다 더 높은 기준을 제시합니다. 매트 안전성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입니다. 업계 자체적으로도 법적 기준보다 높은 기준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소재와 제품 공정의 안전, 사후 관리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신소재도 꾸준히 검토하고 도입합니다. 신소재가 장점이 있어도 미확인 단점이나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경우, 가습기 내부 세균을 없애려는 목적이 오히려 피해를 줬습니다. 신소재를 채택할 땐 다양한 검증 절차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으로 신소재 개발을 하고 있는데, 1~2년동안 임상시험을 거쳐 문제가 없는지 검증하면서 도입하고 있습니다.
Q. 2014년 창업 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 과정엔 분명 여러 장애물이 있었을텐데 6년 동안 가장 넘기 힘들었던 허들은 무엇이었나?
A.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자본금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문제였습니다. 300만원으로 시작한 사업이다보니, 빠르게 성장하면서 보이는 기회를 놓치는 것과 자본 압박을 받았던 점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빠르게 성장하면 기존 업체들이 긴장하면서 견제를 시작합니다. 동종업계에서 꿈비 제품을 카피해 매출을 많이 갉아먹기도 했습니다. 특히 온라인 비즈니스 마케팅 기법은 불법, 탈법이 다양한 형태로 일어납니다. 고객 선택권을 왜곡시키는 작업들인데, 예를 들면 음원 차트 조작처럼 판매 랭킹을 바꾼다거나 하는 것이지요. 꿈비가 실력을 기반으로 정도로만 가려고 하니, 그런 허들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금전적 압박을 버티는 게 가장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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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12월 7일 백만불 수출의 탑 수상한 꿈비. |
A.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거래처의 마음을 움직일 땐 서로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엄마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제품으로 엄마들을 한두 번을 속일 수 있어도 완전히 속이긴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품 만들 때 엄마들이 원하는 게 뭔지 깊게 고민합니다. 회사 주력 상품들은 다 저의 꿈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만들었습니다. 곰팡이가 안 피는 폴더 매트인 클린 롤매트도 '왜 매트엔 곰팡이가 피지?'라는 의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사람들은 바닥이나 장판은 관리를 잘 하지 않습니다. 수 많은 폴더 매트도 그냥 바닥에 깔아놓고 청소를 잘 하지 않고 계속 쓰다보니 매트 표면에 방수처리를 해도 봉제선 사이에 이물질이 들어가고 속에서 곰팡이가 생기지요.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늘 고민을 하다 아웃도어 소재도 생각했습니다. 2년 간을 계속 고민하던 중, 어느 날 꿈속에서 '왜 매트 원단 바깥에만 방수를 하지? 원단 안과 밖 더블 코팅을 하면 곰팡이가 안 생길 수도 있겠다'는 아이디어가 번개처럼 떠올랐습니다. 곰팡이는 습도가 중요합니다. 습도를 원천 차단하면 원단에 곰팡이가 피지 않습니다. 출근하자마자 바로 실험에 들어갔습니다. 협력업체에 더블 코팅된 소재를 요청해서 업계에서 처음으로 도전한 겁니다. 협력업체도 처음엔 반대했어요. 원자재 비용이 올라가니 가격 경쟁력이 있겠냐며 회사직원들도 반대 했지만 저는 "이것은 무조건 된다!" 하고 추진했습니다.
Q. 육아를 하는 부모라면 아기의 건강을 위해 가격이 상승해도 곰팡이 없는 제품을 당연히 구매하지 않겠는가?
A. 펜스형 매트인 '베이비 룸'이라는 제품의 아이디어도 꿈 덕분입니다. 아기가 일어서기 시작하면 엄마는 화장실도 못 갑니다. 아기 펜스는 아기를 안전하게 놔두고 엄마들이 설거지 같은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한 제품입니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아기가 펜스를 잡고 일어날 때, 펜스가 밀리지 않는 겁니다. 당시엔 모든 제품이 밀렸지요. 이 문제도 1년 정도를 계속 고민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출시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집중했지만 ,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한 채 제품 양산에 들어가게 됐는데 계속 찜찜했습니다. 양산 당일 또 꿈에서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바로 양산을 중단시키고 구조를 변경해 다시 제품을 제작했습니다. 그렇게 만든 베이비 룸이 지금까지 매출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문제에 몰입하다 보니 꿈 속에서 해답이 나오는 겁니다. 의식과 무의식에 계속 잠재되어 있다 번개처럼.
Q. 고객의 소리를 지나쳐 2년을 고생했다는데?
A. '클린 롤매트'에 관한 얘깁니다. 2016년이 꿈비가 파산지경을 고민하던 시기였는데 그 사건으로 모든 시스템을 바꾸게 됐습니다. 폴더 매트는 접히는 부분에 다 먼지가 낍니다. 2014년에 우리는 먼지가 끼지 않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가운데가 접히는 제품을디자인이 예쁜 제품이라고 홍보하면서 팔았습니다. 기존 매트들은 4단 제품인데 우리가 3단 매트를 처음 만들었습니다. 고객 두 분이 박람회에서 '먼지기 안 껴서 너무 좋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그때 그 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디자인 장점만을 어필했었지요. 그 고객의 말을 귀담아 들었어야 했습니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문제를 잘 표현하지 않아요. 매트에 먼지가 끼는 게 당연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IT 기술 발달로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 '메일은 당연히 컴퓨터로만 하는 것'이라는 맥락과 같습니다. '매트는 원래 먼지가 끼고 곰팡이가 핀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그 고객의 표현을 들은 이후에는 고객들이 많이 불편하다고 말하는 것 뿐 아니라 고객이 표현하지 않는 근본적 문제까지 집중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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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베이비페어 현장의 꿈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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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비서포터즈 2019년 엔젤맘 연말파티. |
A. 매출 70%가 먼지 안 끼는 매트에서 나옵니다. 꿈비의 성장 주인공이 됐습니다.
Q. 디자인이 너무 예쁘다.
A. 아내인 최진희 전 공동 대표가 홍대 서양화학과 출신이고, 산업디자인을 복수 전공했습니다. 저는 원광대 경영학과 출신이지만 대학 때 영화 제작을 했습니다. 영화에 빠져 살다 보니 직장도 영상 관련으로 갔습니다. 첫 직장은 영상 제작 쪽이었고, 두 번째 직장도 영상 콘텐츠 전문가로 입사했습니다. 초기엔 PD로 일하다가 나중에 영상 마케팅으로 갔습니다. 영상을 연출한 게 사업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저희 아이들에게도 영상은 관련 직업이 아니더라도 꼭 배워야 한다고 전할 예정입니다. 영상은 종합 예술입니다. 1분 1초의 순간마다 모두 기획의도가 들어가지요. 사업을 할 때도 전략과 마케팅에서 다 기획의도가 들어갑니다. 영상 제작 경험이 사업을 만들어갈 때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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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비의 주력상품 자이언트매트. |
A. 영상이란 공통 분모로 만났습니다. 제가 포털사이트 다음의 가장 큰 영상 카페 운영자였어요. 제가 어도비 프리미어 1세대였는데, 선생님과 제자 사이로 아내를 처음 만났어요. 아내가 대학 과제 수업 중에 영상 편집해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 일로 그 때 처음 만난 겁니다. 아내가 디자인 전공한 게 회사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 많은 분을 만나다 보니 회사가 정체성을 유지하려고 할 때 방법은 하나예요. 창업자가 디자인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능력 있는 직원을 데려와도 직원이 바뀌면 회사 정체성이 미묘하게 달라집니다. 아내가 디자인 총괄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실제로 우리 제품을 보면 딱 알아봅니다. 제품 디자인에서 확실한 차별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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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어워즈 2017 수상 직후 꿈비 박영건대표와 최진희 공동대표 부부. |
A. 초기엔 해외 수출을 할 계획이 없었기에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생각이 없었습니다. 쉬운 느낌으로 드림 베이비, 해서 '드림비'로 초기 수출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차차 브랜드의 정체성이 중요하다고 여겨 '드림비'에서 '꿈비'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만에선 '드림비'로 훨씬 더 유명합니다. 중국에선 '꿈비'로 알고 있고요. 발음도 잘하십니다. ㅎㅎ
Q. 스타트업들이 겪는 성장통 중 하나인데, 간혹 주인의식이 강한 직원들과 충돌하는 일도 있다. 꿈비는 '임직원 모두가 주인공이 되게 하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실지로 공감과 동의를 얻고 있는가?
A. 저 역시 직장인으로 회사 다닐 때엔 기업 문화, 즉 기업의 핵심 가치나 비전에 잘 공감을 하지 못했습니다. 직장 생활할 때는 기업 구조를 만든 당사자가 아니기에 만들어진 구조에서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회사를 만들고 보니, 감독이 축구팀의 방향을 어떻게 정하는지에 따라 팀 색깔이 달라진다는 걸 알았습니다. 저는 회사의 색깔이 분명해야 한다고 여깁니다. 비슷한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한 방향과 목적을 향해야 강력한 조직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2016년부터 고민이 많았고요. 위기가 오면 멈추게 되지 않습니까? 기존 방식이 잘못됐다는 신호니까요. 많은 고민의 결과 '모두가 주인공으로 되게 되라'로 결정했습니다. 조직원 스스로 기획하고 일하면 새벽까지 일을 해도 재미있습니다. 자발성과 권한, 책임의 균형을 조절하고, 주어진 1년 과정 목표를 설정해 집중하고 성과를 내도록 합니다. 신입 사원들이 가장 놀라는 것이 꿈비의 스스로 일하는 시스템입니다.
Q.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할 일을 해냈을 때 성취감은 매우 중요하다. 결과에 따른 인센티브 제도는 있는가?
A. 인센티브 제도는 있습니다만 설정한 목표 이상 결과물이 나왔을 때 실행됩니다. 아직은 모든 직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는 못하는 편입니다. 중장기적인 비전으로 현재는 회사의 체력 비축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추후엔 스톡 옵션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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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비 사내 동호회 활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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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3월 일본 교세라 워크숍. |
A. 과거엔 정말 화가 많았습니다. 2016년엔 '모든 문제가 내 탓이 아니라 나쁜 짓을 하는 동종업체들 탓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만, 2년이 지나면서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영업 방해를 하는 업체도 있었는데 육아용품은 평판이 매우 중요합니다. 꿈비 제품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고객은 제품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들리면 바로 돌아섭니다. 우리 평판을 조작한 업체가 있었습니다. 오죽하면 제가 녹화까지 했습니다. 맘 카페 같은 곳에 마케팅 업체를 통해 브랜드를 비교하는 악의적인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A아이디로 글을 쓰고, 댓글에 B아이디로 꿈비를 공격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너무 황당해서 아이디마다 검색을 했는데, 해당 마케팅 업체가 허술하게 동일 아이디로 닉네임만 바꾸는 작업을 했었습니다. 해당 업체는 판매 랭킹도 조작하기까지 했습니다. 인위적으로 검색 순위를 바꾸고, 역으로 꿈비 제품의 클릭 수를 갑자기 많이 늘여 조작으로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랭킹을 내려가게 만든 것이죠. 그 공격으로 2억원 매출 나오던 제품이 4분의 1,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었습니다.
Q. 법적대응을 하면 되지않는가?
A. 정황 증거는 있지만, 객관적인 증거는 찾기 어렵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들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꿈비는 오직 제품 품질과 실력으로만 승부하기로 했습니다. 2018년부터 소송하는 과정에서 경쟁 업체에서 사과를 받고 화해도 했습니다. 수준 이하의 비도덕적인 경쟁 업체였지만 '실력으로만 이겨보겠다'라고 결심하는 순간 '그들보다 실력이 모자라서 그렇구나'라고 깨닫고 제품 혁신에만 집중하게 됐습니다. 매출도 상승했고요. 긍정적인 분노의 표출은 강력한 힘입니다. 덕분에 잠재력이 더 발현됐습니다.
Q. 분노가 잘 승화된 예다. 대표가 무너지면 직원도 함께 무너졌을 것이다.
A. 처음에 직원들도 똑같이 대응하자고 했지만, 꿈비의 핵심 가치와 맞지 않았기에 실력으로 승부를 보자고 결정했습니다. 신기하게도 3~4개월 후 동종업계 선두를 차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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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비 해외박람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바이어 상담중인 박영건 대표. |
A. 중요한 건 인간적인 유대감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 '조직 몰입'이라는 개념에 관심이 많습니다.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조직 심리학'이라는 책을 읽기도 했지만, 특히 최근에 더 관심을 크게 두고 있습니다. 조직 몰입은 조직 충성도와 비슷한 개념인데, 조직과 나를 동일시하는 것입니다. 조직 몰입력을 높이려면 회사의 가치가 자신과 맞아야 합니다. 핵심 역량과 비전이 동일하고 함께 간다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회사는 휴일을 중요시하는데 자신은 휴일보다 다른 가치가 더 중요하다'이면 힘듭니다. 꿈비의 가치과 잘 맞는 인재들을 채용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합니다.
Q. 글로벌 강소 기업으로 선정된 지 2년이 지났다. 18개국에서 이미 인정받고 있고, 향후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 꿈비의 5년 후 목표는?
A. 제조업으로 시작했지만, 궁극적으로는 토탈케어 서비스업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육아는 체력, 정신력을 포함해 다양한 에너지가 많이 들어갑니다. 한 아이의 인격체를 바른 어른으로 키워내는 과정입니다. 축적된 경험과 실력,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쉽게도 육아 산업군의 대부분이 분유, 물티슈 등 소비재에 집중돼 있습니다. 소비재는 바로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꿈비는 플랫폼과 서비스로 확장을 꿈꿉니다. 직장에서 11년을 같이 근무한 빅데이터 전문가를 2년 동안 설득해 오늘 꿈비로 첫 출근 하도록 했습니다. 플랫폼 사업 본부를 만들고 서비스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개발하려고 합니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키우는 과정에 꿈비와 늘 함께 할 수 있도록 연구합니다. 아이를 건강하고 편안하게 스마트한 인재로 잘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과 서비스, 콘텐츠 전반을 아우르는 육아 토탈 서비스를 꿈꿉니다. '꿈비는 두 번째 엄마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엄마 없이는 아이가 잘 성장할 수 없는 것처럼 전 세계 아이들의 제2, 제3의 엄마가 될 꿈비의 육아용품과 플랫폼 서비스를 구현하겠습니다.
Q. 5월 5일 어린이날에 태어난 박영건 대표와 꿈비는 운명인가?
A. 육아용품 산업과 생일을 연결해 본 적은 없지만 돌이켜 보면 연관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신기하게도 제가 아이들을 엄청나게 좋아합니다. 지금 딸은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은 3학년인데 매일매일 사랑한다고 할 정도입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육아일기도 썼어요. 엑셀을 만들어 애들이 무슨 말이 했는지, 분유 몇 ml 먹는지 까지 다 적었습니다. 2016년에 육아일기라는 책자를 만들어서 판매도 했어요. 수익사업까진 바라지 않고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만들었습니다.
제가 가장 화가 나는 뉴스는 아이 학대사건을 다루는 뉴스입니다. 그런 철없는 20대 부모가 아이를 방치하다 죽인 사건을 보면 화가 많이 납니다. 과연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누가 관심을 두는 걸까요. 정부도 관심을 둔다고 하지만, 육아를 누가 얼마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습니다. 우리가 교육 받는 건 대부분 직업 교육이잖아요. 좋은 사회가 되려면 아이들이 바른 인성과 사회성을 가지고 커야 해요. 부모가 이렇게 키울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고요. 육아 일기를 쓰면 부모가 아이에게 애정이 더 커진다고 합니다. 저도 나중에 애들이 사춘기 왔을 때 육아일기 보여주려고 합니다. 한창 예민하고 짜증 날 시기에 아이도 부모가 얼마나 자신을 사랑했는지 보면 자존감이 엄청 커질 겁니다.
Q. 꿈비가 세계의 아이들에게 두 번째 엄마가 되어주길 기대한다. 박영건 대표가 생각하는 세계시민의식은 무엇인가?
A.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는 기존 국가 단위의 시스템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습니다. 질병, 기아, 환경 등 전세계적 문제에 대해서 자국의 이익을 중심으로 다른 목소리를 내던 국가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이제 더이상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시민이 갖추어야 할 조건은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고 상대방의 생각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일 줄 아는 소통능력과 이해, 가슴으로의 공감, 행동하는 양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구공동체가 이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작은 행동이더라도 실천에 옮겨 문제의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코로나19사태에서 세계시민으로서 모범적인 행동으로 좋은 사례를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5월 5일이 생일인 박영건대표는 단단한 눈빛으로
꿈비가 세상의 아이들에게 두 번째 엄마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육아 산업의 제품과 플랫폼 시스템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현하는 지속적인 작업을 하고 있다고
크진 않지만 경쾌한 목소리로 웅변처럼 말을 했다.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는 한 어른이 구현하는 꿈비의 새로운 세상이
매우 기대가 된다. 어떤 모습으로 이 세상 아이들을 다 만나고 다닐지.
건강하고 지혜로운 눈빛을 가진 어린이
자랑스러워 하며 세상에 이로운 기여를 하는 어른으로 가는 길에
꿈비가 따스한 빛으로 묵묵히 동행하길 기대를 한다.
육아 산업의 명실상부한 글로벌 K - 브랜드 '꿈비'의 유니콘이 벌써 보이는 듯하다.
[배양숙 글로벌인사이트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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