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이 장기화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쓰이는 기부금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당장 먹고살기 어렵다 보니 기부를 줄인 사람이 많은 건데, 모금단체들도 어디에 기부금을 썼는지 좀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강세현 기자입니다.
【 기자 】
60대 후반 A씨는 올해 중학생이 된 외손자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외손자를 혼자 돌보고 있는데, 생계를 꾸리기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A씨 / 서울 송파구
- "도저히 생계가 안 돼서 고물상에 가서 손수레 빌려서 동네 아는 사람 볼까 봐 모자 쓰고 파지를 주워서 팔아서 우윳값 대고."
기부단체를 운영하는 김순규 씨는 이 소식을 듣고 올해부터 A씨의 외손자를 후원하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김순규 / 사회적협동조합 기부천사 회장
- "소상공인이 모여서 1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로 십시일반 모으고 있습니다. (후원) 아이들한테 전화 올 때가 있어요. 그럴 때가 제일 반갑고."
하지만, 이런 따뜻한 기부와 후원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올해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모인 일반 기부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억 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면서 기부 심리도 얼어붙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양용희 / 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정기적으로 내던 근로자는 기부가 줄어들게 되죠. 경제가 어려워지면 사회적 약자는 눈에 안 띄게 되니까 소홀해…."
우리나라는 기부 참여가 선진국보다 저조한 편인데, 전문가들은 기부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 인터뷰 : 김효진 / 사랑의열매 전략기획본부장
- "세제 혜택이 확대되고 기부 문화 장려될 수 있도록 지도층, 개인 등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돼야 하고. 무엇보다 모금 기관도 투명하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활발한 참여와 함께 모금기관의 회계 투명성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