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서울역 묻지마 폭행’ 사건의 피해 여성 A씨가 "다분히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범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2일) A씨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당시의 구체적 상황을 전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앞서 그는 지난달 26일 낮 1시 50분경 서울역에서 신원미상의 남성에게 폭행을 당한 뒤 왼쪽 눈가가 찢어지고 광대뼈가 함몰되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사건 발생 장소에 폐쇄회로TV(CCTV)가 없어 경찰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공항철도에서 내려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배스킨라빈스 앞쪽에서 택시를 부르려고 잠깐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모르는 남자가 오른쪽 어깨를 의도적으로 세게 치며 욕을 했다"며 "행인들이 많은데 제가 남들의 동선을 방해한 상황이었으면 그 남자가 저를 치면서 욕을 하고 갔어도 참았을 것이다. 그런데 전혀 그런 곳이 아니었다"고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이어 "제가 무섭고 놀라서 `지금 뭐라고 했어요`라고 목소리를 높이니까 또 욕을 하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주먹을 날려 왼쪽 광대뼈를 가격을 했다. 그때 안경을 쓰고 있어서 깊은 흉터가 지는 외상이 남게 됐다. 2m 정도 날아가서 기절을 잠깐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소리를 지르고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니 저를 한 대 더 치려고 했다"며 "제가 굴하지 않고 계속 소리를 지르니 이제 정신이 들었는지 15번 출구 쪽으로 도주했다"고 전했습니다.
사건 관련 경찰 수사에 대해 그는 "경찰분들께서도 힘써서 수사해 주시는 건 알고 있다"라고 감사함을 먼저 전했습니다.
그러나 사건 발생 시간, 목격자 진술, 용의자 인상착의 등이 확보됐음에도 "(사건 발생 장소가) CCTV 사각지대로 폭행 장면이 없으므로 가해자가 잡혔을 경우, '그렇게 한 적이 없다'고 발뺌하거나 '저 여자도 나를 때렸다'라고 쌍방폭행을 주장하면 목격자의 진술이 확실한데도 제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자신을 폭행한 남성의 인상착의를 설명해달라는 요청에는 "30대 초중반 정도 되는 남성이고 키는 178㎝에서 180㎝ 정도 된다. 얼굴은 조금 하얀 편이었고 쌍꺼풀이 있었다. 당시 깔끔한 흰색 면 티셔츠에 흰색 베이지 면바지를 입고 있었다"며 "머리는 왁스로 살짝 만진듯한 웨이브 파마였고 덩치는 좀 있었다"고 묘사했습니다.
또 "서울역에 오면 보통 목적이 있어서 들어온다. 그런데 그 범인은 이상하게 열차를 타거나 상점에서 카드를 결제한 내역이 없다고 들었다. 가방도 들고 있지 않았다"며 "의도적으로 다가와서 어깨를 부딪치면
A 씨는 끝으로 "다시는 서울역에서, 특히 대낮에 약자를 대상으로 한 이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면 안 된다. 그런 생각에서 더 공론화를 시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