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에서 자녀를 키우는 아내가 양육비를 대는 전 남편에게 양육비 사용내역까지 공개해야 할까요?
"아내의 재량권을 침해하는 지나친 간섭"이란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박자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타이완 국적의 여성 A 씨는 지난 2017년 성격 차이 등으로 남편과의 이혼 소송에서 친권자와 양육자로 지정됐습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남편 B 씨에게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월 50만 원, 중학교에 입학할 때까지는 월 70만 원, 성인이 될 때까지 월 90만 원의 양육비를 부담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런데 2심 재판부가 제동을 걸었습니다.
A 씨도 매월 양육비를 부담하되 양육비가 투명하게 관리되도록 새로운 예금계좌를 만들어 해당 계좌의 체크카드로만 양육비를 지출하라고 판결내린 겁니다.
논란이 된 부분은 A 씨에게 "양육비 사용 내역을 분기마다 남편에게 전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혔습니다.
재판부는 "아내가 가진 양육권의 재량을 지나치게 제한했다"며,
"2심 판결로 인해 두 사람 사이에 추가 분쟁이 생길 수 있다"며 사건을 2심 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이혼 소송 과정에서 양육비를 대는 전 배우자에게 사용내역까지 공유하도록 한 가정법원의 판결은 '지나친 간섭'이라는 게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 인터뷰(☎) : 이인철 / 변호사
- "양육권자가 전적으로 재량권…, 비용도 교육비로 쓰든 생활비로 쓰든 양육자가 결정하는 내용이지 주는 사람이 결정하는 게 아니거든요."
대법원은 "가정법원은 이혼한 부부가 분담해야 할 적정 금액의 양육비만을 결정하는 게 타당하다"고도 지적했습니다.
MBN뉴스 박자은입니다. [jadooly@mbn.co.kr]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