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를 막고자 경기도가 1일 결혼식장, 장례식장 등에 대해 집합제한 명령을 내린 것과 관련해 해당 시설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당혹스럽다는 표정입니다.
행정명령은 강도 높은 방역수칙 준수를 요구하는데 하나라도 지키지 않을 경우 법적 처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원의 한 웨딩홀은 이날 오후 이뤄진 도의 집합제한 행정명령 발표 이후 결혼식 연기나 취소를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사내 법무팀을 통해 대응방안 모색에 들어갔습니다.
웨딩홀 관계자는 "마스크 미착용 하객의 출입을 금하고 시간대별로 시설 전체를 방역하는 등 방역당국이 요구하는 수칙을 모두 준수하고 있어 운영에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라면서도 "예약 변경 요청이 들어올 가능성이 커 이럴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규정을 급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용인의 또 다른 웨딩홀은 그간 방역당국의 요청을 잘 따라왔고 현재까지 결혼식장을 통한 전파 사례가 나타나지 않았음에도 이번 행정명령 대상에 결혼식장이 포함된 데 대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이 웨딩홀 관계자는 "그동안 하라는 안전조치를 모두 이행했고 손해를 감수하며 결혼식 취소나 연기 요청도 받아줬는데 공공기관이 예식장을 위험 장소로 낙인찍어버리니 허탈하다"며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 견디다 못해 문을 닫는 웨딩홀이 속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예비 부부들은 그야말로 '멘붕(정신적 공황)'에 빠진 모습입니다.
오는 13일 결혼식을 앞둔 A 씨는 "3월에 치르려고 한 결혼식을 이미 한차례 미뤘는데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이런 결정을 내버리면 결혼을 하지 말라는 소리냐"며 "대체 언제쯤이면 잠잠해지는 건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예비 부부는 "갑자기 이런 발표를 내면 위약금이나 취소로 인한 손해는 경기도에서 해결해 주는 거냐"며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뜻은 이해가 가지만 대책도 함께 발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예비 부부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방역 조치를 철저히 할 경우 집합은 가능하다지만 행정명령까지 떨어진 상황에 어떻게 지인들을 초대할 수 있겠냐"며 "웨딩홀은 식사 보증 인원을 10명도 줄여줄 수 없다고 나서는데 도가 중재라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대책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경기도 내 장례식장 상황도 이와 비슷했습니다.
수원의 한 장례식장은 행정명령 발표 이후 장례식장 관계자들이 유족들을 찾아가 조문객을 최소화하고 가급적 가족장으로 장례를 진행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 장례식장 관계자는 "방역은 이미 철저하게 진행해온 만큼 일단 현상 유지에 신경 쓸 방침"이라며 "조문객들이 마주 보고 식사하지 않도록 의자를 한 줄로 놓는 등의 조치를 더 강력히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경기도는 결혼식장과 장례식장 외에도 물류창고, 콜센터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이날 오후 3시부터 14일 24시까지 2주간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내렸으며,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경우에만 영업을 위한 집합이 가능합니다.
도는
임승관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업계에서 사실상 '영업 중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엄중한 시기에서 지혜롭게 실천해 볼 수 있는 수준의 방역수칙만 지키면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