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감염된 가천대학교 학생 2명이 최근 중간고사를 치르기 위해 대학에 출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학가에 비상이 걸렸다.
가천대 확진자(성남 133번·134번)들은 기독교 선교단체인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소속으로, 지난달 30일 CCC 간사(성남 132번)가 확진 판정을 받자 밀접접촉자로 분류됐고 같은 날 곧바로 검사한 결과 무증상 확진자로 공식 확인됐다. 두 확진자는 앞서 지난주 중간고사를 치르기 위해 이틀에서 사흘간 대학에 출석했고, 최대 7시간 정도 교정에 머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접촉한 재학생·교직원은 230여 명으로, 성남시와 가천대가 현재 전수 검사를 진행 중이다.
재학생(성남 135번·중원구 은행동) 1명이 1일 추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가천대생 중 확진자는 총 3명으로 늘었으나, 세 사람 간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관련 보도가 나오자 대학 커뮤니티 등에서는 기말고사를 앞둔 대학들이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커뮤니티에서 많은 이들이 지지한 것은 온라인으로 비대면 기말고사를 치는 방안이다. 교수가 화상 수업을 통해 실시간으로 문제를 내면 수강생들이 제한시간 안에 각자 답안을 제출하는 식이다. 과목 특성에 따라 문제풀이 대신 실습 장면을 직접 촬영해 사진·영상을 교수에게 전송하는 식으로도 진행할 수 있다.
과제나 보고서 등으로 대체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대면시험을 자제해야 하지만, 온라인으로 시험을 치면 일부 학생이 부정행위를 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과제 등으로 대체할 경우 비대면 시험과 마찬가지로, 대학과 집이 먼 학생들이 시험을 치러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학생들의 이동 과정에서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전파될 수 있는 걱정도 해소할 수 있다.
학교에 출석해 대면시험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강의실과 교정을 철저히 방역하고 발열검사 등을 시행하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감독관이 있는 고사장에서 시험을 진행함으로써 대리시험 등 부정행위를 방지할 수 있고, 성적 평가에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학생 간 가림막 설치와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강의실의 수에 비해 시험을 치러야 할 학부생·교과목의 수가 너무 많아서다.
현재 대학들은 기말고사 날짜를 조정하거나, 대면 시험을 원칙으로 하되 비대면 시험을 허용하는 등의 조치를 진행 중이다.
서울 주요 대학 중에서는 한양대·중앙대·경희대·국민대 등이 대면 시험을 원칙으로 정했다.
한양대는 국외 체류 중인 대학생이 체류국 정책이나 항공편 부족 등으로 기말고사 날짜까지 귀국하지 못하거나, 자가격리 된 경우 등에 한해 응시 불가를 인정할 방침이다.
중앙대는 기말고사 기간을 오는 22일부터 7월 3일까지로 일주일 연장하는 한편, 필요에 따라 7월 10일까지 치를 수 있도록 했다.
경희대는 수업 특성상 필요한 경우 비대면 시험 및 과제물 대체가 가능하도록 했다. 부정행위를 방지하고,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담당 교수에 자율성을 부여했다.
국민대도 대면시험 진행을 원칙으로 하되, 자가격리자 등 대면시험 참가가 어려운 이는 과제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교수 재량에 따라 대면 시험도 치를 수 있도록 조처했다.
세부적인 시행 방침은 대학마다 다르고, 또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므로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일 자정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만1503명으로, 전날보다 35명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30명은 인천·경기 일대에서 보고됐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1명 늘어 271명으로 집계됐다.
[이상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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