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난지원금 업무를 두고 부산시와 16개 구·군 공무원 노조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 비상시국에 공무원 간의 싸움이 벌어지면서 볼썽사납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 민주노총 부산본부,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는 1일 부산시청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어 시청 청사 내부로 진입 시도하는 주최 측 참가자와 이를 막는 청원경찰이 30분가량 대치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대화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이 부산시 관계자와 실랑이를 벌이다 넘어져 팔목 뼈 골절로 7주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부산 16개 구·군 노조로 구성된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는 지난달 27일부터 6일째 부산시청 1층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번 갈등은 부산시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긴급 민생지원금을 지급하는 업무를 16개 구·군에 맡기면서 촉발됐다. 부산시가 국가 재난지원금 선불카드 수요 예측을 잘못해 선불카드 지급이 중단되면서 민원인으로부터 항의를 받는 사례도 발생했다. 공무원노조는 "국가 재난지원금 신청 등 많은 업무를 구·군에 내려보내면서 부산시는 인력 충원 등 도와주지 못할망정 갑질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선불카드 지급 중단 등에 대해서는 변 권한대행이 지난달 28일 공식 행사에서 사과했으며, 폭력 사태 책임자 처벌 요구 건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책임이 밝혀지면 처벌하겠다"면서 "다른 지자체들도 기초자치단체에서 재난지원금 업무를 수행했는데 부산에서만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노총 소속인 16개 구·
시청 로비에서 만난 한 부산시민은 "코로나 사태로 모든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하는 시기에 공무원이 업무를 서로 미루며 싸우는 모습을 보니 정말 한심하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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