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불화 등을 이유로 '어린 자녀와 함께 세상을 등지겠다'는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가 살아 남은 엄마 2명이 모두 징역형으로 죗값을 치르게 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의 불행한 가정사에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도 참혹한 결과에 대해서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1일 울산지법에 따르면 최근 이 법원 형사11부(부장판사 박주영)는 남편의 사업 실패와 외도 등 가정 불화에 따른 우울증을 겪다가 두살배기 아들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A씨(43)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살아 남았다. A씨는 이 사건 이후 후유증으로 뇌에 손상을 입어 인지기능에 장애를 갖게 됐다. A씨는 사건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재판부는 같은 날 발달장애 2급 딸(9)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B씨(41)에 대해서도 징역 4년을 선고했다. B씨는 양육 부담과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스트레스로 우울증을 앓았다. 극단적 선택 후 남겨진 딸을 돌볼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서 딸에게 약을 먹이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살아 남아 결국 살인 혐의로 법정에 섰다.
재판부는 두 피고인 모두 불행한 가정 환경 속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상황은 안타깝지만 아동은 특별히 보호돼야 하고, 아동 살해 후 자살은 극단적 형태의 아동학대라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비극에 대해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비극적인 결과를 온전히 피고인과 가족에게만 묻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하지만 개인의 불행이 아무리 견디기 힘들더라도 아이를 살해하는 행위는 그 어떤 이유에서도 용납할 수 없다. 아이들에게 출생의 자유가 없다고 해서 죽음마저 그렇지는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오죽했으면'이라는 온정주의에는 부모 없는 아이들, 궁핍한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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