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관심이 줄었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도 상황은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해보다 오히려 발병이 늘어나면서 방역 담당 공무원이 과로로 사망하는 사건까지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공무원을 뽑으려해도 절반도 채워지지 않는 속사정을 박은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접혀있는 이불, 신발 몇 짝, 청소기 한 대.
지난 3월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을 하다 과로로 숨진 고 정승재 주무관이 숙직하던 곳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검출은 지난해보다 10배 가까이로 늘었습니다.
▶ 인터뷰 : 정혜선 / 경기도 동물위생시험소 수의직
- "아프리카 같은 경우는 야생동물에서 지속적으로 발생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하루에 검사하는 양이 작년보다 많이 증대된 상태입니다. "
실제로 전염병이 2년째 이어지면서 양돈농가의 상황은 처참한 수준입니다.
▶ 스탠딩 : 박은채 / 기자
- "이곳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돼지 2,000여 두가 매몰된 곳입니다. 묻힌 지 8개월 가까이 지났지만 보시는 것처럼 돼지 축사는 텅 비어있는 상태입니다."
방역 업무를 맡고 있는 공무원은 지자체별로 다 다르지만 한 군에 3명을 넘지 않는 수준입니다.
인력 충원이 절실해 담당 공무원 채용 공고를 내봤지만 돌아온 건 대규모 미달 사태였습니다.
▶ 인터뷰(☎) : 지자체 관계자
- "모집을 하면 아예 신청을 안 해버리는 것 같아요. 업무가 많으니까…."
전공자들은 수의직 공무원 지원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합니다.
▶ 인터뷰 : 수의대 재학생
- "(지망하는 분들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동기중에서는 없었고 선배분들도... 스트레스나 환경에 대해서 정당한 보수를 받고 일하셨으면 하는… "
지역 간 파견이 가능한 유연한 인력운영과 근무 여건 개선을 주장하고 있지만 변한 건 많지 않습니다.
▶ 인터뷰(☎) : 대한수의사회 관계자
- "수의대 입시라든지만 봐도 사회적으로 보는 눈높이가 높아졌잖아요 7급으로 채용을 한다든지 이런 부분이 수의사들한테 안 맞는 부분이 있고요. 인사 교류나 이런 내용들 저희가 건의 계속했던 부분들이 있거든요. "
끝없는 사투에 지쳐가는 방역 인력들, 충원이든지 인적교류든지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박은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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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현우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