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선생님이 친구 손 잡지 말랬는데 잡아도 돼?"
초등학교 1∼2학년이 등교를 시작한 이틀째인 오늘(28일) 광주 서구 계수초등학교로 등교하던 7살 김수연(가명) 양은 멀리서 자신을 부르는 친구의 목소리를 듣고 반갑게 뛰어갔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학이 3달여 가까이 늦춰지면서 그리웠던 친구들이었습니다.
몇걸음 뛰어가던 김양은 문득 '친구와 손을 잡지 말라'는 선생님의 당부가 생각났는지 뛰던 걸음을 멈추고 엄마를 향해 뒤돌아봤습니다.
손을 잡아도 되는지 묻는 아이의 물음에 엄마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없이 고개를 가로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무룩해진 김 양과 친구는 손을 흔드는 것으로 반가운 마음을 대신했습니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교문 앞 풍경이었습니다.
학교 측은 등교 시간이 겹쳐 학생들이 뒤섞이지 않게 하기 위해 등교 시간을 정해놔 교문 앞은 크게 붐비지 않았습니다.
선생님들은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온 학부모들에겐 시간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다음 주 초등학교 고학년이 개학하는 3차 개학을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자녀 손을 꼭 붙잡고 교문 앞까지 찾아온 학부모들은 대신 들고 왔던 가방을 자녀의 작은 등에 메줬습니다.
"선생님 말씀 잘 들으라"라거나 "마스크를 잘 쓰라"는 등의 당부도 잊지 않고 자녀를 교문 안으로 들여보냈습니다.
학생들은 등교 지도를 하는 선생님들의 안내를 받아 발열 검사를 하는 곳으로 이어진 청록색 안내선을 따라 거리를 지키며 학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첫 등교를 한 어제보다 학부모들의 걱정스러운 마음도 한결 나아졌습니다.
6살 난 아들을 유치원에 첫 등교시킨 40살 조 모 씨는 전날 울음을 터트린 아들이 이날은 씩씩하게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어제 한번 가보더니 재미있었나 보다"라며 안도했습니다.
조 씨는 "코로나19가 계속돼 걱정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집에만 둘 수는
7살 강지안 학생의 학부모는 "어제 학교에 다녀오더니 친구들과 만난 게 재밌었던지 또 가고 싶다고 하더라"며 "코로나19가 걱정이지만 아직 광주·전남 지역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서 그나마 안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