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가 '학원강사' '코인노래방' '돌잔치' '부천 물류센터' 등을 매개로 기승을 부리면서 인구 2000만 명이 사는 수도권을 위협하고 있다.
49일 만에 코로나 신규확진 환자가 40명을 돌파한 날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 등 230여만명이 2차 등교를 시작해 온종일 학부모들은 가슴을 조려야 했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0명 늘어 누적 1만1265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 수가 40명대를 기록한 건 지난 4월 8일(53명) 이후 49일 만이다. 신규 확진자 40명 중 37명은 국내 지역 발생이고, 3명은 해외유입 사례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19명, 인천 11명, 경기 6명 등 36명이 수도권에서 나왔다. 대구에서는 3명(해외유입1명)이 추가됐다.
특히 4000여명이 관여돼 있는 쿠팡 부천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가 30여명을 넘어서 비상이 걸렸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정부가 공개한 물류센터관련 누적 확진자는 36명이다.
하지만 중앙대책본부 보다 확진 상황을 더 빨리 인지하는 지자체들이 이날 추가 확진자를 속속 공개하면서 정부 수치를 넘어섰다.
실제 이날 오전 11시 현재 쿠팡 부천 물류센터 관련 코로나19 감염 인천시민은 25명(계양구 7·부평구 6·연수구1)으로 집계됐다. 이날에만 물류센터 근무자 9명과 접촉자 5명 등 14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26일 10명, 25일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과 비교해 최대치다. 인천시는 지난 23일 쿠팡 부천 물류센터 근무자 중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 142번 확진자(43·여)와 그의 아들(17)은 쿠팡 관련 확진자에 포함하지 않았다. 인천 142번 환자의 경우 지난 9일 지인 가족의 돌잔치 참석차 부천 라온파티 뷔페식당을 방문한 이력이 있어 감염 경로가 돌잔치 식당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이날 계양구 추가 확진자 7명중 4명은 부천 물류센터 근무자이고, 나머지 3명은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 155번 환자(부천 물류센터 근무)의 가족(2명) 등이다.
부평구 확진자들도 1명을 제외한 5명은 모두 물류센터 근무자로 확인됐다. 앞서 인천시는 부천 물류센터 근무자 4015명중 인천에 거주는 1459명(아르바이트, 협력업체, 면접자 포함)을 대상으로 검체 조사를 권유해 1266명이 조사를 마쳤다. 이중 25명이 양성, 941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고, 300명은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나머지 200명은 검체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부천 물류센터 근무자들의 집단 감염경로는 신분과 동선을 숨기다 감염 확산의 단초를 제공한 인천 학원강사(인천 102번 환자)가 출발점이다. 서울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학원강사의 수강생이 미추홀구 코인노래방에 들렸고, 해당 노래방을 아들과 함께 들렀던 택시기사가 추가로 감염됐다. 이 택시기사는 프리랜서로 돌잔치 사진을 찍으며 새로운 매개체로 등장했다. 특히 부천 물류센터 직원인 인천 142번 환자(23일 확진)가 돌잔치가 열린 부천 송내역 인근 라온파티 뷔페식당을 방문했다 해당 택시기사와 동선이 겹치며 물류센터 동료 직원의 감염 고리가 됐다.
한편, 쿠팡 물류센터가 있는 부천시는 전날 고3을 제외한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특수학교의 등교를 잠정 연기한 데 이어 이날 '생활 속 거리 두기 체제'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체제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3을 제외한 각급 학교의 등교를 잠정 연기한 데 이어 다음달 2일까지 어린이집 등원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으며 관내 체육시설도 6월 2일까지 개방하지 않을 예정이다.
부천시는 쿠팡 부천물류센터와 관련한 진단검사에
인천교육청도 부천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다 확진 판정을 받은 연수구 30대 여성이 지난 21~22일 동구 만석초등학교 긴급돌봄교실 지원 인력으로 근무한 사실이 확인되자 이날 오전 1~2학년생 모두 귀가 조치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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