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첫 등교일. 평상시보다 석달 가량 늦은 개학에 교복을 차려입은 아이는 설레는 것 같았다. 그러나 학교에서 챙겨오라고 한 개인용 수저와 물통을 가방에 넣어주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학교는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하지만 어디서 확진자가 터져나올 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개학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다. 아이들은 반가운 마음에 껴안고, 침이 튀토록 얘기할텐데 이를 통제해야 할 교사들은 또 얼마나 힘들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오랫동안 미루다가 시행되는 등교개학이야말로 생활방역의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철저한 준비를 지시했다. 생활방역으로 넘어가기위해 교문을 여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처럼 개학이 코로나 19 '2차 쇼크'를 유발하지않게 하려면 교육당국과 방역당국이 철저히 준비하고 긴밀한 연락체계를 구축해 공동대응해야한다.
오늘 등교개학 대상은 고등학교 2학년, 중학교 3학년, 초등 1~2학년, 유치원생 등 약 237만명에 달한다. 고3 44만명을 대상으로 한 1단계 개학과는 차원이 다르다. 고3 44만명에 237만명을 더해 281만명이 학교 공간에 모이는 것이니 감염 위험은 그 만큼 커지는 셈이다. 개학도 전에 유치원을 포함해 서울 11개교, 경북 185개교, 경기 1개교 등 197개교가 등교를 연기했다. 인근지역에서 코로나19환자가 발생해 밀접 접촉자 파악을 위해 등교를 연기한 곳도있고 학생이나 교사가 확진돼 미뤄진 곳도 있다.
등교개학을 했다가 확진자가 발생해 다시 문을 닫는 학교도 나오고 있다. 대구 수성구에서는 고3 학생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등교가 중지됐다. 게다가 어린이 괴질로 불리는 다기관 연증 증후군 의심사례까지 나와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등교 학생 수를 조절하는 등의 다양한 분산책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위험도를 낮춘다는 계획이다. 고3을 제외하고 학교별 맞춤형으로 격주·격일·2부제 등을 도입해 접촉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학교 재량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교육당국이 일선 학교들과 소통하면서 발빠른 조치와 결정을 내놔야한다.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의 경우 체온, 기침 등이 없는 무증상감염도 많아 확진자가 발생해도 상당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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