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가 백로떼를 막으려고 소나무 수백 그루를 벌목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백로떼가 뿌리는 소음과 분변을 막으려는 조치라는 건데, 그렇다고 자연까지 심하게 훼손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순백색을 뽐내는 백로 떼가 도심에 나타났습니다.
멀리서 보면 장관이지만, 마을 주민들은 소음과 분변 피해를 심각하게 겪었습니다.
불편을 없애달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탓에, 김해시가 해결책을 내놓아 올해는 백로떼를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 인터뷰 : 최정필 / 인근 아파트 주민
- "새는 없어서 좋은데 나무를 이렇게 베어서 아쉽지."
백로떼가 살던 이 일대 소나무 270그루를 모두 벌목한 겁니다.
백로와 함께 아름다웠던 자연경관도 없어져 버렸습니다.
김해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해명합니다.
▶ 인터뷰 : 황희철 / 경남 김해시 수질환경과장
- "인근에 주거지에서 살짝 떨어진 좋은 서식지가 있기 때문에 그쪽으로 백로가 이동했으면 좋겠다는 차원에서 벌목했고…."
환경단체들은 반발했습니다.
▶ 인터뷰 : 정진영 /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이렇게 쫓겨난 새들은 어딘가에 정착해서 또 다른 갈등을 일으킬 것입니다. 그때도 계속 벌목으로만 해결할 것이냐…."
소나무와 함께 사라진 백로떼가 옆 마을에 출몰하면서, 멀쩡한 자연만 훼손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