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내내 마스크를 계속 끼고 있어야 해서 답답한데, 등교하자마자 시험이라 더 불안하네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오늘(21일) 오전 경기 수원시 조원고등학교 3학년 10반 앞 복도.
복도에서 바라본 교실 안 학생들은 저마다 KF94 마스크와 부직포 마스크 등을 착용한 채 자리에 앉아 막판 공부에 열을 올렸습니다.
시험을 앞둔 교실 안은 학생들이 책에만 시선을 두고 있어 적막감만 감돌았습니다.
한 남학생은 "밥을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마스크를 벗지 못하게 돼 있어 시험 보는 동안 답답할 것 같은데, 등교하자마자 시험이라니 사실 불안하다"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학생은 "등교하기 전까지 나름대로 혼자 공부를 했지만, 충분한지는 모르겠다"며 "일단 시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교실이 협소하다 보니 학생 19명의 책상은 앞뒤, 양옆으로 1m씩 간격을 뒀습니다.
책상에 칸막이는 설치되지 않았다. 다만 공기 순환을 위해 교실 창문은 모두 열린 상태였습니다.
교탁 옆에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체온계와 손 소독제 등이 구비된 상태였습니다.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마스크를 착용한 교사들은 비닐장갑을 낀 채 시험지를 배부했습니다.
이날 시험을 치르는 조원고 고3 학생들은 모두 220여명으로 10개 반 교실 모두 비슷한 풍경이었습니다.
등교 시간에 발열 등 이상 징후를 보인 학생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생들은 점심시간이 되면 반별로 차례대로 급식실로 이동해 한 방향으로 앉아 식사할 예정입니다.
학교 관계자는 "공기 환기를 위해 듣기 시간을 제외하고 창문을 열어둘 것"이라며 "쉬는 시간마다 교사들이 수시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전날 고교 9곳에 등교 중지 명령이 내려진 안성시 학생들도 이날 정상 등교해 시험을 치렀습니다.
오전 7시 30분쯤 기자가 찾은 A 고교에는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등교했습니다.
교문에 나와 방역수칙을 지도하는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눈 학생들은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발열 체크를 하고 각 교실로 입실했습니다.
한 학생은 "등교하면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할까 걱정이 많았는데, 실제로 등교해보니 발열 체크나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이 철저히 지켜지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며 "그동안 시험 준비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등교 첫날 시험을 보는 게 크게 부담되진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이날 이 학교에서는 안성 3번째 확진자와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위해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시험을 치르기로 했으나, 감염자와 같은 동에 살거나 동선이 겹치는 학생은 없는 것으로 파악돼 모두 각자 교실에서 시험을 봤습니다.
A 고교에 나와 방역상황을 점검하고 등교하는 학생들을 격려한 김송미 안성교육장은 "어제 오전에는 확진자의 동선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부득이 등교 중지 명령을 내렸다"며 "하지만 우려했던 것과 달리 동선이 많지 않아 오늘부터 정상 등교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성시 소재 고교 9곳 중 1곳은 별도 교실에서 일부 학생들이 시험을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이번 평가는 경기도교육청이 문제를 내고 전국 단위 성적도 처리합니다.
경기도교육청이 주관하는 이번 평가는 애초 지난달 8일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장기화로 등교가 계속 미뤄지면서 수차례 연기된 끝에 이날 치러집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