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범 논란'을 빚은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담당 재판부가 사건 당시 현장에서 확보한 체모에 대한 압수영장을 발부하고 감정를 위한 사전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수원지법 형사12부(박정제 부장판사)는 오늘(19일) 이 사건 재심 첫 공판에서 국가기록원 나라기록관에 보관 중인 이춘재 8차 사건 현장에서 발견됐던 체모 2점에 대한 압수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재판부는 "지금까지의 내용을 살펴보면 체모에 대한 감정이 필요해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체모와 재심청구인 53살 윤모 씨의 체모를 확보해 다음 기일까지 압수물과 압수 조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재판부는 이후 감정기관을 선정해 두 체모에 대한 감정을 의뢰할 방침입니다.
감정 결과는 이춘재 8차 사건의 진범을 가리는 것에서 더 나아가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한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준영 변호사는 "체모 감정 결과를 통해서 윤씨가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당시 현장 체모조차 바꿔치기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데, 감정 결과에 따라 현장 체모 조작까지도 연결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이춘재는 '증인으로 출석해서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면 (법정에) 출석하겠다'고 밝혔다"면서 "그는 '피해자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저를 위해서라도 이것은(진범은)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고 전했습니다.
재판부는 체모에 대한 압수영장은 발부하면서도 이춘재에 대한 증인 채택 여부 결정은 보류했습니다.
다음 재판은 내달 15일 열립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씨 집에서 13세 딸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지칭합니다.
이듬해 범인으로 검거된 윤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하면서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씨는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지난 1월 이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