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민 갑질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고 최희석 경비원의 음성 유서가 공개됐습니다.
최 씨는 가해자에게 당했던 극도의 공포심을 음성으로 남기면서도, 자신을 도와준 주민들에 대해선 감사함을 잊지 않았습니다.
김민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하얀색 셔츠를 입은 고 최희석 씨가 아파트 인근의 가게로 들어갑니다.
가해자에게 맞아 코뼈가 부러져 병원에 들렀다가 하소연을 하러 찾아온 모습입니다.
최 씨는 당시 가게 주인에게 했던 말을 음성 유서로 남겼습니다.
최 씨는 10분 정도 분량의 유서에 그간 가해자에게 당한 괴롭힘을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
▶ 인터뷰 : 고 최희석 / 음성 유서
- "(4월) 29일에 찾아와서 그랬습니다. '너 이 XX야, 경비복 벗어. 산으로 가자. 너와 나의 싸움은 하나가 죽어야 끝나니까.'"
폭행은 물론 살해협박을 당했다는 주장도 담겼습니다.
▶ 인터뷰 : 고 최희석 / 음성 유서
- "맞아본 건 생전 처음입니다. 60인데요. 진짜. 막냇동생 같은 사람이 협박하고, 때리고, 감금시켜놓고…. 사직서 안 냈다고 산으로 끌고 가서, 너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버린다고…."
극도로 불안한 심경 속에서도 최 씨는 생전에 도움을 건넨 이웃들에 대해선 고마움을 전달했습니다.
▶ 인터뷰 : 고 최희석 / 음성 유서
- "도와줘서 고마워요.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내 저승 가서라도 꼭 그 은혜 갚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 씨의 가해자로 지목된 49살 심 모 씨는 11시간에 걸친 소환 조사에서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심 씨는 제기된 폭행이나 협박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쌍방폭행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으신가요?"
- "…."
- "유가족에게 하실 말씀 없으십니까?"
- "…."
경찰은 심 씨의 진술 내용 등을 검토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김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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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이우진·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