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희웅 한국남동발전 분당발전본부 본부장(왼쪽)과 최명식 한국남동발전노조 분당지부장(오른쪽)이 MK인사노무우수기업 인증을 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 한경우 기자] |
그러나 사회를 유지시키기 위한 기반시설의 경우 셧다운이 어렵다. 특히 각 가구에 전력과 난방을 공급하는 발전 사업장이 그렇다. 수도권 1기 신도시로 정보기술(IT) 산업의 메카로 꼽히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일대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남동발전 분당발전본부 역시 모든 직원의 비상 근무 체제에 돌입해 위험 단계별 설비 운영 모의훈련, 주요시설 출입·방역 관리 강화, 일부 직원 자가격리 등을 시행 중이다. 다행히 분당발전본부 내에서는 아직까지 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고, 발전설비도 여전히 24시간 가동되고 있다.
신축 업무동 입주, 노후 시설 현대화 등을 앞둔 분당발전본부에 작년 12월 부임하자마자 감염병 확산 사태가 터져 이를 헤쳐 나가고 있는 강희웅 본부장은 "사업장이 집단 감염이 발생한 분당제생병원 인근에 위치해 있지만 안전한 설비운영시스템을 사수하고 있다"며 "노사 협력을 통한 발 빠른 대응 덕분"이라고 말했다.
↑ 강희웅 한국남동발전 분당발전본부 본부장. [사진 = 한경우 기자] |
강 본부장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분당발전본부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데 대해 "앞선 갈등 상황 때부터 노사가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합의점을 도출하며 신뢰 관계를 쌓아온 경험이 근간이 됐다"고 강조했다. 실제 분당발전본부는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이어온 점을 인정받아 최근 MK인사노무관리우수기업 인증을 받았다.
발전소와 같은 공기업의 경우 노사관계 분수령으로 박근혜 정부의 '공기업 정상화' 추진 때가 꼽힌다. 분당발전본부도 다르지 않았다. 최명식 한국남동발전노동조합 분당지부 지부장은 "당시 경영진과 1박2일 끝장 토론을 하는 등 치열하게 논리 싸움을 했다"고 회상했다.
논리 싸움 끝에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명분보다 실리를 교섭 테이블에 올린 데 있었다. 최 지부장은 "지부장에 선출되자마자 당시 정권의 공기업 정상화 정책과 관련한 교섭을 진행했다"며 "그전에는 회사 외부적 사안을 놓고 싸우는 경우가 많았지만, 나는 조합원들의 실리를 많이 따졌다"고 말했다. 당시 정권의 공기업 정상화 정책을 반대하는 외부적 사안보다는 경영을 효율화하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권리를 최대한 지키는 데 집중했다는 것이다.
↑ 최명식 한국남동발전노조 분당지부 지부장. [사진 = 한경우 기자] |
이에 대해 최 지부장은 "노사 사이에 대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대립한 뒤 앙금을 정리하는 것"이라며 "조합이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고 회사 측과 주고받는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 측과 조합이 서로를 상생의 파트너로 인정하며 상호 존중했기 때문에 오랜 기간 원만한 노사 관계를 이어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강 본부장과 최 지부장은 분당발전본부의 신사옥 입주와 시설 현대화를 앞두고도 머리를 맞대고 있다.
우선 신사옥 입주와 관련해 내부 배치를 논의하는 태스크포스(TF) 참여 인원의 20% 가량이 노조 측으로 구성됐다. 최근 경기도로부터 '가족 친화 일하기 좋은 기관' 인증을 받은 분당발전본부는 신사옥의 콘셉트를 ▲양성 평등 ▲장애인 친화 ▲지역사회와의 조화로 설정했다. 노조 측은 임직원 수 증가로 현재 비좁아진 사무공간 확충을 요청하고 있다.
시설 현대화 문제는 좀 더 복잡하다. 대외적으로는 발전소가 오염설비라는 선입견으로 인근 주민들
그러나 강 본부장과 최 지부장은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내부 결집이 필수적"이라며 "노사간 협력 강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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