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폭염이 닥칠 땐 소들도 사람처럼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온도와 습도가 올라가면 살도 덜 찌고 쓰러지기도 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횡성한우협동조합은 농장에 200여곳에 있는 1만5000여마리 소들의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해 여름철 '고온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날씨를 감지하는 센서와 열화상카메라 등이 포함된 기상관측소를 네 곳 설치해 소들의 체온과 사료 섭취량을 수시로 살핀다. 온도와 습도가 높을 땐 팬을 돌려 농장을 환기하고 그늘막을 설치해주고, 소들의 건강을 위해 비타민 등 영양제를 사료에 섞어 주기도 한다.
한우조합이 이렇게 날씨 정보를 활용해 소들을 보살피기 시작한 것은 2018년부터다. 소들의 건강 관련 데이터가 누적되자 사료 반품량이 2017년 18만4431kg에서 2018년 7만2126kg으로 크게 줄었다. 김남용 협동조합 본부장은 "소들이 너무 덥거나 추우면 살이 덜 찌곤 하는데 날씨에 따라 관리한 후로 소들의 체중이 증가하고 품질도 많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기상 정보를 경영에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날씨경영'이 올해부터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이 최근 '제3차 기상업무발전 기본계획(2017~2021년)'의 올해 주요계획을 확정하며 날씨경영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날씨경영의 중요성은 산업 전반에 확산되는 모습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날씨경영을 활용한 기상산업 매출액은 2016년 3838억원에서 2018년 4814억원으로 증가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날씨를 유가나 환율금리처럼 중요한 경영변수로 인식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날씨경영은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시설물 관리에 활용되기도 한다. 도시가스 시설 업체들은 기상정보화시스템을 활용해 날씨에 따른 도시가스 수요를 예측하고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날씨정보와 사고데이터 등을 결합해 가스사고 예측시스템을 운영한다.
이에 따라 사고건수도 크게 줄었다. 2007년~2010년 연 평균 사고건수는 35.8건이었지만 날씨경영 도입 후인 2011년~2014년 16.8건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기압이나 바람에 따라 가스의 확산속도가 큰 영향을 받고, 기온차에 따라 가스용품 사용률이 달라진다"며 "날씨 정보 등 데이터를 분석하면 미리 사고를 대비할 수 있어 인명피해도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관광, 외식업계는 일찌감치 날씨경영을 도입했다. 서핑 미디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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