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터널에서 사고가 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상당수 터널이 연기를 빼주는 제연시설이 없어 화재에 무방비 상태라고 합니다.
김영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탱크로리가 터널 벽을 들이받더니 멈춰 있던 차량을 밀고 옆으로 쓰러집니다.
이때 또 다른 탱크로리가 추돌한 뒤 그 뒤를 또 다른 탱크로리가 들이받으면서 화염에 휩싸입니다.
모두 43명의 사상자가 났습니다.
2년 전 범서2터널에서 발생한 트럭 화재도 화염과 유독가스를 뿜어 23명이 다쳤습니다.
두 터널 모두 길이가 1km 이하라는 이유로 연기를 빼줄 제연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이렇게 밀폐된 터널에서 사고가 나면 고립되기 쉽고, 대피도 어려워 대형 인명 피해가 날 가능성이 큽니다."
고속도로 터널을 살펴봤더니 1km 미만의 터널과는 달리 1km 이상 터널에는 제연시설이 달렸습니다.
소방법상 1㎞ 미만의 터널은 소방시설을 설치할 의무가 없기 때문입니다.
터널을 가장해 만든 세트장에서 화재 실험을 해봤습니다.
4분 만에 불길이 차량 전체로 옮겨 붙더니 엄청난 유독가스를 내뿜습니다.
▶ 인터뷰 : 유용호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 "산소공급이 부족하고 일반 도로보다 7배 이상의 유독가스들이 더 많이 발생되기 때문에 질식사의 위험뿐만 아니라…."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1km 미만의 고속도로 터널은 536곳, 위험도에 따라 42곳에만 제연시설이 설치돼 있습니다.
▶ 인터뷰 : 이호근 /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사람들이 피신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법률이 강화될 필요성이 있습니다."
프랑스는 300m, 독일은 400m가 넘는 터널에 제연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 yhkim@mbn.co.kr ]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유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