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된다, 싫다, 만지지 말라고 해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반복해 들어온 성교육 내용입니다.
미성년 가해자가 계속 늘고 있는데, 여전히 피해자의 대처법 위주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거죠.
n번방 사건을 계기로 가해자를 막는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심가현 기자입니다.
【 기자 】
교육부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초등 성교육 자료입니다.
'안돼요, 싫어요, 만지지 마세요.', '소중한 몸을 스스로 지키자', '집에 일찍 다녀야 한다'는 노래를 배우고,
친구 집에 친구 오빠만 있을 때, 혼자 있는 집에 누가 왔을 때 등 여러 상황에서의 대처법을 가르칩니다.
모두 2015 성교육 표준안에 기반한 자료인데,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비슷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미성년자가 성폭력의 피해자를 넘어 가해자로 떠오르고 있는데도, 성교육 전반은 '피해자 되지 않는 법'에만 치중돼 있다는 점입니다.
▶ 스탠딩 : 심가현 / 기자
- "실제로 지난해 중학교 재학생 10명 가운데 3명 이상이 현행 학교 성교육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낀다고 답했고, 4명 중 1명꼴로 학교보다는 SNS와 인터넷 등에서 성 관련 정보를 접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표준안을 재설계할 계획이 당장은 없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교육부 관계자
- "타당성을 확인해서 수정안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저희가 아무리 공고를 해도 참여하겠다는 분이 안 계셔서 아직까지는…."
여성가족부 등에서 일부 비판을 수렴한 새로운 자료를 마련하고는 있지만, 근본이 되는 표준안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 인터뷰 : 우옥영 / 보건교육포럼 이사장
- "네가 조심 안 해서 생긴 문제야, 그동안 피해자에게 책임을 미루고 이런 문제가 있었잖아요. 가해자가 계속 생겨나는 상황에서…."
거절과 거부의 방법을 넘어선 포괄적 감수성 교육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MBN뉴스 심가현입니다. [gohyu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