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치러진 국내 4·15 총선이 선거와 관련된 단 한 명의 감염자도 나오지 않으면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나라가 선거를 연기하는 등 우려 속에 치러진 전국 단위의 총선이어서 더 의미 있는 결과라는 평이 나옵니다. 이번 선거 방역이 코로나19 상황 속 선거를 앞둔 나라에 모범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습니다.
오늘(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본 투표 후 이날 0시까지 선거와 관련된 감염은 한 건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최대 잠복기인 14일이 꼬박 지나기까지 확진자 0명을 유지하며 선거 방역에서의 성공을 기록한 셈입니다.
특히 이번 선거에는 2천900만명 이상의 유권자와 자가격리자 1만명이 참여했는데도 감염이 벌어지거나 지역사회로 확산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66.2%로 1992년 14대 총선(71.9%) 이후 28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불편함과 어려움을 감수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신 국민 여러분의 노력, 의료진의 헌신 및 자원봉사자 등 모든 분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성과"라며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선거 방역의 결과는 우리 정부의 방역 시험대가 된 건 물론, 전 세계에서도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우리 정부의 선거 방역이 성공할 경우 코로나19로 선거를 연기한 많은 나라에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미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15개 이상의 주(州)에서 대선 주자 경선을 연기했고, 영국은 지방선거를 1년 미뤘습니다. 프랑스는 지방선거 2차 투표를 6월로 연기한 상태입니다.
선거를 앞뒀을 당시 일부 외신은 "조만간 선거를 치를 미국과 홍콩, 싱가포르 정부는 한국의 실험적 투표를 바짝 따라 하게 될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우리 정부는 '투표소에는 갈 때는 마스크를 착용한다', 어린 자녀를 동반하지 않는다', '발열검사를 받고 손소독제를 쓴 후 일회용 비닐장갑을 착용한다', '다른 선거인과 1m 이상 거리를 둔다', '대화를 자제한다' 등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한 유권자 행동수칙을 만들었고 전 국민에 협조를 요청한 바 있습니다. 투표 후에는 모임 등을 자제하고 가급적 바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방역당국은 이번 선거 방역 성공이 국민들 덕분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생활방역(생활 속 거리두기) 체제의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선거에서의 경험을 일상생활에서도 적용해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힘써 달라는 주문입니다.
윤 총괄반장은 "(총선은) 방역망 내에서 관리가 잘 이뤄지면 앞으로도 우리가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잘 통제해 나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자가격리자의 투표권을 보장할 수 있었다는 점도 높이 평가했습니다.
코로나19 환자와 접촉했거나 해외에서 입국해 14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간 유권자에게도 1시간 40분간의 외출을 허용해 참정권을 보장했습니
윤 총괄반장은 "자가격리로 투표가 어려웠던 1만 여분들의 소중한 투표권을 지켜드릴 수 있어 의미있게 생각한다"고 말한 뒤 "투표소 내 철저한 방역과 유권자 간 거리두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국민 한 분 한 분의 노력이 이뤄낸 성과"라고 공을 돌렸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