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지하실서 숨진 80대 노인이…

거동이 불편한 80대 노인이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지하실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타살 가능성이 있는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오늘(20일) 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40분 서울 강북구 번동의 한 아파트 A동 지하에 있는 창고 공간에서 89살 노 모 씨가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노 씨는 이 아파트 옆 동에 가족과 함께 살았는데, 지난 14일 집을 나선 뒤 귀가하지 않자 가족들이 그날 밤 실종 신고를 하고 행방을 쫓던 중이었습니다.

노 씨의 몸에는 무언가에 부딪히면서 생겼을 가능성이 있는 상처와 멍이 여러 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족은 노 씨가 바퀴가 4개 달린 노인용 보행기가 있어야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몸이 불편했다며, 계단 아래 지하실에서 발견된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한 유족은 "혼자서 지하실로 내려갔을 수가 없다"라며 타살이 의심된다고 토로했습니다.

유족 등에 따르면 노 씨는 지난 14일 오후 A동의 한 가정집을 자신의 집으로 오해해 잘못 찾아갔습니다. 당시 주민의 안내를 받고 1층으로 다시 내려왔다고 합니다.

이때 찍힌 폐쇄회로(CC)TV에는 노 씨가 보행기를 밀고 1층 복도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고인이 발견된 지하실 등 아파트 주변에서는 경찰 수색에도 불구하고 아직 보행기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노 씨의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노 씨의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현장 탐문 조사와 CCTV 영상 분석 등을 토대로 타살 혐의점이 있는지 계속 수사할 방침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