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6일)로 꼭 6년이 되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지난해 11월 윤석열 검찰총장 지시로 꾸려진 세월호 특별수사단은 '백서'를 쓰는 심정으로 제기된 모든 의혹을 수사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특수단은 출범 당시 참사 원인부터 사고 수습 상황, 여러 기관의 조사와 수사 과정에 이르기까지 사실관계 전반을 면밀하게 검증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5개월이 지난 현시점에서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수단은 그동안 해경 간부들의 구조 소홀 등 사고 당시 상황을 밝히고 책임을 묻는 데 수사력을 집중했습니다. 지난 2월에는 구조 실패 책임과 관련해 55살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해경 지휘부 11명을 불구속기소 했습니다.
이후에는 4·15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수사 속도를 조절해왔습니다. 총선이 끝나 정치적 부담을 던 만큼 검찰은 해경 지휘부를 넘어서 윗선의 책임 여부를 밝히는 수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특수단은 이와 함께 다음 주부터 법원에서 진행될 해경 지휘부의 재판에서 공소유지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입니다.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받는 김 전 청장 등 11명에 대한 첫 재판은 오는 20일 예정돼 있습니다.
앞서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로 이뤄진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가족협의회) 등은 두 차례에 걸쳐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등 참사 책임자와 조사 방해 세력, 옛 국군기무사령부 및 감사원 관계자 등을 고소·고발했습니다.
하지만 특수단이 해경 지휘부에 대한 형사 책임을 묻는 것 외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수사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유가족들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측은 지난달 26일 "나머지 세월호 참사 책임자들과 핵심 의혹들에 대해 '깜깜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특수단에 12가지 요청 항목을 담은 의견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총선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특수단이 앞으로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부분으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출범한 박근혜 정부의 1기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에 대한 조사 방해 및 옛 기무사(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의 세월호 유가족 사찰 의혹이 거론됩니다.
이와 관련, 특수단은 지난 7~14일(주말 제외) 세종시 소재 대통령기록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수사에 필요한 대통령기록물을 열람·복사하는 방식으로 확보해 내용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수단은 조만간 조대환 전 특조위 부위원장 등 사건 관련자들도 소환해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가 특조위 조사 방해를 지시하거나 연루됐는지, 기무사에 유가족 사찰을 지시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입니다.
세월호 참사 국민 고소·고발 대리인단 단장인 이정일 변호사는 "당시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수사 외압 의혹과 감사원의 감사 축소 의혹 등과 관련해 청와대의 연루 여부를 명확히 밝히고 책임자는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도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일명 특조위 2기)에서 발표한 '헬기 이송 의혹'과 '폐쇄회로(CC)TV 조작 의혹' 등도 특수단이 밝혀내야 할 부분입니다.
'헬기 이송 의혹'은 해경이 세월호 참사 당일 물에 빠진 학
CCTV 조작 의혹은 참사 당시 해군과 해경이 세월호 CCTV의 DVR(CCTV 영상이 저장된 녹화장치)을 조작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특조위 2기가 지난해 4월 발표하면서 불거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