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이상 투자자 손실을 낸 라임 사태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지목받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수배중)의 측근이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확인됐다. 라임 사태 또 다른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42·수배중)의 도주를 도운 관계자 2명도 최근 구속되며 수사기관이 핵심 인물들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가는 모양새다.
31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날인 30일 김 전 회장의 측근인 김 모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58)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의 '오른팔'로 알려진 김 전 이사는 최근 스타모빌리티 회삿돈 517억원을 빼돌린 혐의(횡령)로 김 전 회장과 함께 회사 측으로 고소를 당했다.
김 전 회장은 '라임의 전주' '라임 살릴 회장님' 등으로 알려졌다. 라임 펀드를 집중적으로 판매한 장 모 대신증권 센터장은 투자자들과 나눈 녹취록에서 김 전 회장이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인수한 후 상조회 자금으로 라임 펀드 일부를 매입할 것이라며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경찰에 체포된 김 전 이사는 상조회 인수를 위새 구성된 컨소시엄 대표이사도 맡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경기도 버스운송업체 수원여객 자금 161억원을 빼돌림 혐의(횡령)도 받고 있다. 수원여객은 김 전 회장과 회사 경리담당 김 모 전무(42) 등을 지난해 1월 경찰에 고소했다. 이 사건에는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도 깊숙이 개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전 부사장은 수원여객을 인수하려던 한 사모펀드 업체에 라임 자금 270억원을 빌려주며 증권회사에 다니던 김 전 전무를 수원여객 재무총괄 임원으로 임명하도록 했다.
경찰은 김 전 회장과 김 전 전무 등이 수원여객 돈을 김 전 회장이 실소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회사들로 빼돌린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김 전 전무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해외로 도주했다. 김 전 회장 역시 잠적했다. 김 전 회장은 국내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의 측근인 김 전 이사가 체포되면서 추적의 실마리가 잡힐지 주목된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된 김 전 이사는 김 회장의 자금을 옮겨주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편 라임 사태를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최근 이 전 부사장의 도주를 도운 관계자 2명을 붙잡으며 수사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들은 이 전 부사장이 도주를 이어갈 수 있도록 약품과 금품 등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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