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방경찰청이 '단순 시청자'도 현행법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중입니다.
텔레그램 메신저의 기본 설정상 파일이 자동으로 다운로드되므로 최소한 미성년자 성 착취물 시청자에게는 '음란물 소지'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경찰 내부에서 나옵니다.
오늘(29일) 경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박사방 등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오간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단순히 시청한 행위도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상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소지'에 해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법리를 검토 중입니다.
앞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한 경찰은 성 착취물을 본 박사방 유료회원들도 반드시 검거해 처벌하겠다며 강한 수사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법적 공백이 있어 처벌에 한계가 있으리라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성 착취물(법률상 명칭은 '음란물')을 제작·유포한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단순히 보기만 한 경우 그 행위 자체로는 처벌하는 규정이 없습니다.
'소지'의 경우는 문제가 다릅니다. 성인이 나오는 성 착취물은 아예 소지행위 처벌조항 자체가 없지만, 미성년자 성 착취물은 소지 자체가 아청법을 위반하는 범법행위입니다.
누군가가 돈을 내고 박사방 중 유료대화방에 입장한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착취물을 단순히 온라인상에서 시청했을 뿐 따로 저장·관리하지 않았다면 '소지' 혐의 적용이 쉽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입니다.
그러나 경찰은 텔레그램 메신저 기능을 면밀히 살펴보면 이번 사건에 아청법상 소지죄를 적용하는 방안도 충분히 검토해볼 만하다는 입장입니다.
텔레그램 앱은 대화방에 올라온 영상·사진 등 미디어 파일이 일정 용량 한도 내에서 자동 다운로드되는 기본 기능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설정을 따로 바꾸지 않았다면 대화방에서 오간 파일이 자동으로 사용자의 단말기에 저장되는 것입니다.
이를 고려하면 성 착취물 시청과 '소지 행위'가 동시에 이뤄졌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입니다.
경찰은 이같은 법리가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자 실제로 텔레그램을 이용한 검증작업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전례를 보면 단체 대화방에서 음란물을 올린 사람은
텔레그램 성 착취 공동대책위원회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있는 동영상은 시청하면 자동 다운로드되고 최종적으로 캐시 폴더에 저장된다"며 "시청과 동시에 불법촬영물을 소지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