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문에 국제회의 장소를 한국에서 스위스로 바꾼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오늘(20일) 인천시에 따르면 GCF는 제25차 이사회를 3월 8∼12일 인천 송도에서 열려다가 장소를 스위스 제네바로 바꿨습니다.
GCF는 지난달 말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국내에서 급속히 확산하자 회의 장소를 급하게 송도에서 제네바로 변경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이탈리아를 제외하고는 코로나19가 유럽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는 아니어서 한국보다는 스위스에서 회의를 개최하자는 의견이 별다른 반대 없이 수용됐습니다.
그러나 제네바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한 GCF 직원 중 3명이 잇따라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등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캐나다 국적의 50살 A씨는 제네바 회의에 참석하고 지난 1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17일 인하대병원에서 검체 검사를 받은 결과 어제(19일)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감비아 국적의 57살 B씨도 제네바 회의에 참석했다가 16일 귀국한 뒤 오늘(20일)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는 자가격리 기간 중인 17일에는 GCF 사무국이 있는 송도 G타워 12층과 15층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 필리핀 국적의 50대 남성 C씨도 제네바 회의 참석 후 두바이와 필리핀에 들렀다가 16일 귀국한 뒤 코로나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인천시는 이들 외에도 제네바 회의에 참석한 GCF 직원이 40명에 이르는 점을 고려할 때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진 않을까 긴장하고 있습니다.
제네바 회의에 참석했던 GCF 직원 40명 중 22명은 한국으로 입국했고, 나머지 18명은 재택근무를 위해 고국으로 돌아간 상태입니다.
인천시는 GCF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들을 대상으로 검체 검사를 시행하며 제네바 회의 참석자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15개 국제기구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 공공기관이 입주해 있는 G타워를 이날 긴급폐쇄하고 방역 작업을 강화
인천시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회의 장소도 송도에서 제네바로 바꿨는데 확진자가 이어지고 있어 안타깝다"며 "지역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역 대응 수위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GCF는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대응 지원을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로 2012년 인천시가 송도에 사무국을 유치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