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17일 3차 개학 연기를 발표하면서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등 올해 대학입시 일정을 전반적으로 순연할지는 4월께 결정하겠다며 보류했습니다.
유은혜 부총리겸교육부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개학 연기 관련 브리핑에서 수능 일정에 대해서는 다음주 발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교육부가 수능과 수시·정시모집 등 입시 일정을 미룰지를 당장 확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아직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에 하나 코로나19 지역 감염이 계속 일어나면 개학을 4차 연기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고, 상황에 따라 일부 지역만 개학을 추가 연기할 가능성도 남아있습니다.
한 해 대입 일정의 출발선이라고 할 수 있는 수시모집 일정을 확정하려면 학교가 고3 1학기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작성을 마감할 날짜가 확정돼야 합니다.
1학기 학생부 마감일은 매년 8월 31일입니다.
그러나 개학이 4월 6일로 연기되면서 원래 4월 말∼5월 초인 중간고사는 5월 중순∼5월 말로 밀리거나 수행평가로 대체 또는 아예 생략되고, 보통 7월 초인 기말고사는 7월 중순∼7월 말로 밀릴 상황입니다.
여름방학은 보통 7월 중순∼8월 중순 4주 정도였는데, 올해는 대다수 학교 여름방학이 7월 중하순 또는 8월 초중순 2주 정도로 줄어들 전망입니다.
교사가 학생부를 마감하고 학생이 검토·수정할 시간이 예년보다 이미 몇 주 부족한 것입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지금 상황만으로도 학생부 마감일은 1∼2주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11월 19일로 예정된 2021학년도 수능의 연기 여부도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코로나19가 상반기 안에만 퇴치된다면 수능 준비 일정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습니다.
수능 출제 위원은 보통 10월께 40일가량 합숙하며 수능 문제를 만듭니다.
10월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지 않는다면 수능 출제에는 문제가 없는 셈입니다.
그러나 고3 재학생들이 수능 준비를 완벽히 마칠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
코로나19가 만약 2학기 학사일정까지 영향을 미쳐 보통 10월 초 치르는 2학기 중간고사까지 몇 주 미뤄지는데 수능 날짜는 그대로라면, 학생들은 막바지 수능 대비에 쫓기게 됩니다.
이 경우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과중해지고, 유명 입시학원 단기 특강에 학생들이 몰려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급증하는 등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큽니다.
또 고3 재학생과 재수생 사이의 형평성 문제도 수능 연기 여부에 영향을 미칠 변수다. 일부 학생·학부모들은 "학사일정 차질로 고3이 혼란을 겪는 탓에 수능만 준비하는 재수생이 더 유리하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보면서 학생부 마감일과 수시모집 일정만 조정할지, 수능과 정시모집 일정까지 조정할지, 6월·9월 모의평가는 어떻게 할지 등을 더 고민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수능은 1993년(1994학년도) 도입된 이래 세 차례 연기된 바 있습니다.
부산에
수능 연기 발표는 2005년에는 3월, 2010년에는 2월에 미리 이뤄졌습니다.
2017년에는 수능 바로 전날에 지진이 일어나면서 수능을 일주일 뒤로 전격 연기했습니다.
[MBN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