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몇 개를 내면 해장국을 먹고, 미용실 계산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마스크가 화폐보다 귀해지면서 사실상 물물교환의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손하늘 기자가 직접 마스크로 밥을 먹어봤습니다.
【 기자 】
대전의 한 해장국집입니다.
KF80이나 KF94 등급의 보건용 마스크를 가져오면 해장국 한 그릇을 제공한다고 내걸었습니다.
▶ 스탠딩 : 손하늘 / 기자
- "제가 KF94 마스크 3장을 구해서 식당에 와 봤습니다. 정말 이걸로 밥을 먹을 수 있는지 들어가서 확인해보겠습니다."
마스크가 귀해지자, 이를 모아 기부할 목적으로 국밥을 마스크 3장에 파는 겁니다.
하지만 정작 손님들도 마스크가 없다 보니 실제로 혜택을 본 사람은 드뭅니다.
▶ 인터뷰 : 식당 주인
- "해장국을 드리기도 하고, 그거를 기부도 하고. 딱 한 분밖에 없었어요 지금까지."
시민들은 그럴 만 하다는 반응입니다.
▶ 인터뷰 : 이재훈 / 대전 월평동
- "주변 약국들 보면 20~30명씩 서 있더라고요. 신기하다고 느꼈고, 오죽하면 저렇게 많이 힘들까…."
부산의 유명 미용실에서는 마스크 1장당 10%씩 할인을 하는가하면, 다른 미용실에서도 마스크 5장으로 머리를 잘랐다는 경험담도 올라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마스크 1장에 청란 4알을 팔거나, 마스크 2장에 영화표를 파는 등 마스크를 거래의 단위로 쓰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마스크가 2,500~5,000원의 액면가를 갖는 화폐처럼 통용되는 겁니다.
▶ 인터뷰(☎) : 이병태 /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 "희소자원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다른 거래를 할 때 그걸 주면 주겠다고 하는 조건을 거는 화폐 기능을 부분적으로 대체하는 쪽으로…."
공적마스크 제도 시행에도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마스크가 화폐보다 귀해지는 사회현상은 당분간 곳곳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손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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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은준 VJ
영상편집: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