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에 '사회적 거리 두기'를 요청한 가운데 국가혁명배당금당(배당금당) 허경영 대표가 어제(15일) 서울 종로구에서 실내 강연회를 강행했습니다.
허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서울 종로구 피카디리 건물 6층에서 강연회를 열었습니다. 300여명의 지지자가 오전부터 허 대표의 강연을 듣기 위해 모여들었습니다.
주최 측은 코로나19 사태가 가라앉지 않는 상황에서 수백여 명을 동원해 실내 강연을 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강연장 입구 테이블 위에 '손 소독 꼭 하세요'라는 안내문과 함께 손 소독제를 비치해놨습니다. 관계자들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사람들을 안내하면서 "마스크를 꼭 써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사회자는 강연 시작 전에 "너무 밀집해 앉아 있으면 정부에서 강연을 못 하게 한다"며 의자도 띄엄띄엄 재배치하라고 했지만, 공간이 협소해 강연장에 모인 이들은 서로 바짝 붙어 앉아야 했습니다.
허 대표의 강연에 참석한 이들은 대부분 50대 이상 중장년층이었습니다.
허 대표는 이날 2시간 30분간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그는 "민주주의는 바보들의 행진"이라고 비난하며 "내가 2년 뒤 대통령에 당선되면 모든 국민에게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연간 1억 원씩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투표권을 14세부터 주겠다", "난민을 수용하겠다" 등의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허 대표는 강연 도중 경남 창원에서 찾아왔다는 한 시민을 연단으로 불러내기도 했는데, 이 시민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나오자 "마스크를 쓰고 나오라"며 "지금 공무원들이 고생하고 있다. 우리가 손 잘 씻고 마스크 쓰고 서로 2m씩 떨어져 앉고 정부 시책에 잘 따라줘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허 대표가 실내에서 강연회를 강행한 것 자체가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요청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날 유튜브에서 허 대표의 강연을 보게 됐다는 직장인 32살 김 모 씨는 "이런 시국에 어르신 수백 명을 불러 좁은 실내에 앉혀 놓고 강연을 해야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