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가 대산공단 입주기업들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오는 게 아닌지 걱정입니다."
오늘(11일) 오전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서 만난 대산공단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설마설마했는데 이렇게 뚫리다니… "라며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대산공단 내 한화토탈 직원 8명이 최근 이틀간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해당 기업은 물론 대산공단 내 다른 기업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과 삼성 구미사업장, 한화 구미공장 등이 직원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듯이, 대산공단 입주기업도 비슷한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산공단 입주기업 직원들은 근무 공간은 다르지만 하나의 영역 안에 있고 거주지도 대부분 공동주택이나 기숙사여서 동선이 겹칠 수밖에 없습니다.
상당수 기업 직원들은 통근 버스를 이용해 출근합니다. 일부 대기업은 구내식당을 함께 이용합니다.
그만큼 전염병 감염에 취약한 구조입니다.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로 꼽히는 대산공단에는 한화토탈, 현대오일뱅크, LG화학, 롯데케미칼, KCC,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굴지의 대기업을 포함한 6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습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만 1만여명에 달합니다.
더구나 대산공단에서 규모가 가장 큰 현대오일뱅크는 다음 달 12일부터 1개월 이상 공장 정기보수를 합니다.
정기보수에는 하루 평균 2천∼7천명의 외부 직원이 투입됩니다.
그런 만큼 코로나19의 공장 내 전파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서산시는 이런 점을 고려해 현대오일뱅크에 정기보수 연기를 요청했지만, 회사 측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합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공장 안전성 확보는 코로나19 전파 차단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정기보수를 연기하면 여러 가지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공장 출입구 3곳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출입자의 발열을 확인하고 전문인력도 배치해 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5월 중순부터 정기보수에 들어가는 한화토탈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직원들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을 받는 만큼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지난 4일 새벽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한 롯데케미칼의
이 회사는 폭발사고로 대부분의 공장 가동을 중단한 마당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올 경우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것이라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폭발사고 수습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방역 활동을 예전보다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