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해당 확진자들의 동선이 궁금하죠.
혹시 나하고 동선이 겹치진않나, 밀접접촉한 건 아닐까 살펴보게 됩니다.
하지만,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는 지자체도 있다 보니 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지거나, 유언비어가 확산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백길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강북구의 중심가입니다.
강북구 확진자 4명은 이런 번화가 등 동네 곳곳을 이달 초 돌아다녔습니다.
그런데 강북구민들은 이들의 동선을 알 수가 없습니다.
공개된 내용이라고는 '카페' '음식점' '노래방'이 전부입니다.
확진자가 마스크를 쓰고 오갔기 때문에 공개를 안 한 거라고 구청은 설명합니다.
▶ 인터뷰(☎) : 강북구청 관계자
- "다 문제가 없기 때문에 저희가 방역 실시하고 이미 종결한 사항이거든요. 피해보신 게 있는 거예요?"
하지만, 다른 생각을 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서울 강북구 주민
- "마스크를 벗고 음식이든 음료든 섭취하게 될 텐데, 코인노래방도 다음이나 다다음 사용자들도 감염이…."
서울 강남구도 마찬가집니다.
동선이 '음식점'과 '주점'으로만 표기된 채 가려져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강남 주민들이 모이는 SNS에서는 확진자와 그 가족들의 구체적인 동선이 허위 정보와 뒤섞여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확진자의 자녀가 다녀갔다는 학원 명단이 유포된 대치동은 휴원을 주저하던 일부 학원들마저 문을 닫았습니다.
유언비어에 피해를 입는 학원이 나오는가 하면, 한 주점 사장은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 맞다며 아예 셀프 공개하기까지 했습니다.
▶ 인터뷰 : 서울 강남구 주민
- "어디를 조심해야 할지 모르니까 아무 데도 못 가겠는 거예요. 그냥 집에만 있게 아이들을 지도해야겠더라고요. 오히려 더 불안해지는 것 같아요."
▶ 인터뷰(☎) : 강남구청 관계자
- "내부 방침이 홈페이지에 기재된 내용 외에는 공개하지 않는다…."
방역 당국이 "공익적 목적이 크다"며 동선 공개가 불가피하다고 밝힌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는 확진자 번호를 구분하지 말고 방문 시간과 장소만을 공개하는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MBN뉴스 백길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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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