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 무비자 입국을 금지하는 등 서로 자국의 관문을 걸어 잠근 오늘(9일) 인천공항에 일본을 오가는 여행객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이날 한 국적 항공사의 일본행 비행기 탑승객은 10명이 채 되지 않았고, 일본에서 돌아오는 항공기도 사실상 텅 빈 채였습니다.
오늘(9일) 항공업계와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이날 인천공항에서 일본으로 출발하는 여행객 수는 116명, 일본을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승객 수는 202명 등 총 318명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2018년 일평균 일본 여행객 수(3만6천792명)와 비교하면 115분의 1 수준입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승객이 대폭 줄어든 이달 2일에도 일본 여행객 수는 6천16명은 됐지만 이날 승객 수는 이보다도 2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입니다.
더구나 일본 현지 입국 제한을 이유로 승객들의 예약 취소가 잇따르면서 실제로 비행기에 타는 승객 수는 더 적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날 오전 11시쯤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으로 떠나는 대한항공 727편은 탑승객이 8명뿐이었습니다. 한국인은 없었고 모두 일본·중국인 등 외국인이었습니다.
항공사 측은 이날 오전 9시쯤만 해도 이 비행기의 탑승객이 26명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종 탑승 인원은 8명인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이 항공기 정원은 121명입니다.
이 항공기 탑승객들은 비자 갱신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경우 등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중국 국적으로 일본에서 거주하다 최근 1년간 한국에서 머물렀던 70살 이모 씨는 탑승구 앞에서 취재진에게 "일본 영주권을 갱신하려면 다른 방법이 없어서 일본에 가는 것"이라며 "한국의 한방병원에서 무릎을 치료하려고 했는데, 자식들이 전화하고 성화를 부리고 해서 치료를 다 마치지 못하고 일본으로 간다"고 말했습니다.
이씨는 일본 현지에서 2주간 격리될 전망입니다. 이씨는 격리에 대해 "지금 안 갈 수가 없으니 (격리를) 해야지 어쩌겠느냐"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비슷한 시각 일본 오사카를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대한항공 722편 승객들도 갑작스럽게 귀국을 결정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비행기 탑승객도 25명뿐이었습니다.
이날 일본에서 온 승객들은 중국·홍콩·마카오 등 '코로나19 오염지역'에서 온 승객들과 같이 특별검역신고서, 건강상태질문서를 작성하고, '자가진단' 앱을 설치하도록 안내받는 '특별검역절차'를 통과해야 했습니다.
입국장에서 만난 32살 김모 씨는 "(입국을 제한하는 일본의 조치가) 너무 갑작스러워서 당황했다. 기분이 좋지는 않다"며 "직장 일 때문에 일본에 갔는데 하루하루 뉴스가 급변해서 예정보다 일찍 들어왔다"고 말했습니다.
35살 주모 씨는 "일본에 볼일이 있었는데 일본인인 아내 대신 일본에 다녀왔다"며 "일본인은 한번
손자와 함께 일본에서 돌아온 김모 할머니는 "원래는 18일까지 있을 계획이었는데 오늘 비행기가 돌아올 수 있는 마지막 비행기래서 급히 표를 구해 타고 왔다"며 "비행기 안에는 열 몇 명밖에 없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