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로 떠올랐습니다.
충북 괴산군에 따르면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장연면 오가리 주민 3명은 지난 달 24일 이 지역 최초 확진자(4일 확진 판정)인 김 모(83)씨와 경로당에서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이 마을은 괴산의 대표적 오지마을로 유동 인구도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오가리에서 불과 사흘 새 4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당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오가리는 주민이 불과 180명으로 65세 이상 노인은 62명(34%)인데, 이 가운데 59명이 오가리 경로당 회원입니다.
노인들은 경로당에서 함께 어울려 놀고 밥과 반찬도 만들어 먹으며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던 지난달 20일께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집단 감염을 우려, 경로당을 폐쇄했지만, 괴산군은 지난달 25일 충북도의 지침이 내려온 뒤에야 경로당 문을 닫았습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오가리 노인 4명은 이보다 하루 전인 지난달 24일 경로당에서 어울렸습니다.
최초 확진자 김 씨는 이날 오전에는 8명, 오후에는 7명과 지냈습니다.
결국 이들 중 김 씨 등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경로당에서 김씨와 지낸 주민 2명은 아직 검체 검사가 진행 중이어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노인들이 모이는 실내 공간이라는 점에서 경로당은 코로나19가 발생하면 집단 감염을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큽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상대적으로 둔감했던 농촌 노인들의 경계심은 느슨했고, 그 결과가 오가리에서 집단 감염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괴산군은 6일 장연면 모든 주민의 이동과 버스 운행을 일시 제한하고, 폐쇄된 경로당을 엄격히 관리하는 한편, 주민들이 가진 열쇠를 회수하도록 읍·면사무소에 긴급 지시했습니다.
[MBN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