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에서 떡집을 하는 52살 안민경 씨는 손님 없는 가게에서 TV를 보던 중 기자가 들어서자 황급히 앞에 놓인 마스크를 착용했습니다.
안 씨는 오늘(6일) "손님 없을 때도 마스크를 종일 끼는 게 너무 답답해서 잠깐 벗고 있으려니 '마스크 쓰세요'라는 손님이 꼭 있다"며 웃었습니다. 떡을 만들자면 물을 만져야 하니 맨손일 때가 있는데, 요즘 들어선 '장갑은 왜 안 끼냐'며 항의하는 손님도 있다고 합니다.
전날 아침에는 다른 황당한 일도 겪었습니다. 가게를 찾아온 한 노인이 마스크도 없이 몸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와 이야기를 하기에 안씨가 슬쩍 몸을 뒤로 빼자 "왜 나를 병균 취급하냐"며 짜증 낸 것입니다. 노인은 안씨에게 "당신은 마스크를 하고 있으니 괜찮을 것"이라며 "병은 걸려도 내가 걸린다"고 화를 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떨어져 가뜩이나 힘들어진 서비스업 종사자들에게 소비자의 불안한 심리는 또 하나의 난관으로 자리 잡은 모양새입니다.
특히 최근 일반인 인식 속에 마스크는 코로나19 예방책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서비스업 종사자들로서는 '애물단지'일 때가 많습니다.
차단 효과가 클수록 숨쉬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보건당국 역시 이런 문제를 지적하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서는 거리 두기와 손 씻기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중구의 한 편의점에서 일하는 48살 김희수 씨도 "한번은 밥을 먹느라 마스크를 잠깐 벗었는데 단골손님이 도시락을 못 봤는지 와서 '왜 안 쓰냐'고 뭐라고 했다"고 했습니다. 김씨는 "식사 중이라고 설명하니 수긍하긴 했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설명하는 것이 일상"이라고 한숨 지었습니다.
다양한 손님을 직접 마주하고 기분을
심지어 마스크를 썼다고 역정을 내는 손님도 있습니다. 광진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직원 A 씨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으면 '그런다고 (코로나19가) 예방이 될 줄 아느냐'며 유난 떤다고 하는 손님이 있다"면서 난감해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