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청와대를 향한 '말폭탄'과 함께 전면에 재등장하며 정치적 위상을 과시했습니다.
김 제1부부장은 3일 오후 10시 30분께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 제목의 담화에서 자신들의 화력전투훈련은 '자위적 행동'이라면서 유감을 표명한 청와대에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김 제1부부장의 첫 담화인 만큼 그 자체로도 이목이 쏠렸지만, 수위와 화법, 형식 등 여러 방면에서 모두 이례적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시종일관 거침없는 직설적 화법입니다.
김 제1부부장은 청와대를 향해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 '바보스럽다', '저능하다'라고 원색적인 표현을 퍼붓는가 하면, "우리 보기에는 사실 청와대의 행태가 세 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고 비아냥거렸습니다.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서 북한 고위 당국자들이 대남 비난 담화를 낸 것은 종종 있었지만, 김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으로 '최고지도자의 공식 메신저'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는 평가입니다.
결국 이번 담화는 김 위원장의 남측을 향한 강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출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됩니다.
김 제1부부장이 담화에서 1인칭 화법을 써가며 "나는 남측도 합동군사연습을 꽤 즐기는 편으로 알고 있으며 첨단군사 장비를 사 오는데도 열을 올리는 등 꼴 보기 싫은 놀음은 다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청와대'를 비난하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선 '여지'를 둔 것은, 문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아니었단 점을 고려해 나름대로 수위를 조절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 제1부부장은 2018년 초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남한과의 대화 물꼬를
또 지난해 10월 말에는 고(故) 이희호 여사 유족에게 보내는 김정은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러 판문점 통일각에 내려오기도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