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들어 첫 발사체 발사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내부 결속을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고강도 대북제재를 하는 와중이어서 '레드 라인'(넘지 말아야 할 선)으로 일컬어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은 없었지만, 존재감을 재확인하는 수준의 군사훈련은 지속하는 모양새입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오늘(2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했습니다.
북한군은 통상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동계훈련을 하는데, 이틀 전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 아래 진행된 합동타격훈련도 이 일환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이날 발사체 발사는 합동타격훈련의 마지막 검증 차원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발사 의도에 대해 "합동타격훈련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본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흐트러진 내부 체제 결속과 김정은의 상황 관리 능력 및 건재함 등 복합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대내적으로 군부의 경각심을 고조시키고 대외적으로 한미 반응을 체크하려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행보는 지난해 연말 당 전원회의에서 예고한 '정면돌파' 기조와도 맥을 같이합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안팎이 뒤숭숭한 상황이지만 안보 우려는 없다고 주민들을 다독이면서, 강건한 국방력으로 난관을 헤쳐나가겠다는 의지를 각인시키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오전 '오늘의 조미(북미)대결은 자력갱생과 제재의 대결' 제목의 기사에서 "조선(북한)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무적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앞으로도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택한 '시점'과 '수위'도 주목해 볼 대목입니다.
이날은 작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결렬 1주년(2.28) 즈음이자, 당초 3월 9일로 예정됐던 한미연합훈련을 코앞에 둔 날입니다.
한미는 코로나19 전파 우려로 지난달 27일 연합훈련을 무기한 연기했지만, 북한은 의례적인 합동타격훈련에 그치지 않고 발사체 발사를 단행했습니다.
직접적인 대미, 대남 비난 메시지가 없었음에도 발사 행위 그 자체로 미국을 향해 목소리를 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대북 업무를 담당했던 핵심 인사들을 줄줄이 전보시키며 북한에서 관심이 멀어진 듯한 인상을 비춰왔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학과 교수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