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잠든 사람 나체 촬영, 명확한 거부 없었어도 성폭력"

명확한 거부 의사가 없었어도 술에 취해 잠든 여성의 나체를 촬영한 것은 성폭력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환송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건 당시 술에 만취해 판단·대처능력을 결여한 상태에 있었음이 분명하고, A씨도 사진 촬영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가 거부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해 쉽게 동의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판결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4월 외상 술값을 갚겠다며 유흥업소를 운영하던 피해자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 나체 사진을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사진 촬영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정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