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우려로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등에서 집회 개최를 금지했지만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등 보수단체는 이를 무시하고 주말 내내 서울 시내 집회를 예정대로 강행했다. 경찰은 집회를 강행한 보수단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23일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전염 우려에 따른 서울시의 집회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강행된 집회들에 대해 집회영상 등 자료를 분석 중"이라며 "향후 관련자들을 엄정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조치는 전날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서울시가 도심 집회를 금지하면서 당초 예정된 집회의 절반가량이 취소되고, 강행된 집회의 경우도 참가 인원이 평소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많은 단체와 시민들이 동참해줬다"며 "서울경찰은 서울시 등 관계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감염병이 확산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일부 단체들이 여전히 집회를 강행한데 따른 것이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목사가 이끄는 범투본은 주말 이틀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를 예정대로 강행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23일 집회에는 약 8000명, 전날에는 2만명이 모였다. 전 목사는 참가자들에게 "여러분 중 바이러스 걸린 사람이 있느냐. 그럼 다음 주에 다 예배에 오라. 주님이 다 고쳐주실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전날 "임상적으로 확인된 바에 의하면 야외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전혀 없다"며 "다음 주 집회에도 함께 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라고 덧붙였다. 범투본은 다음 주말인 이달 29일과 다음 달 1일에도 집회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22일 집회 자제를 요청하기 위해 광화문광장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향해서도 야유를 보냈다. 박 시장은 광화문광장 한편에 있는 서울시 방송차에 올라 "하룻밤 사이에 142명이 확진됐고 시민들의 협조가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집회를 금지한 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필수 불가결한 조치"라고 해산을 요청했다. 그러나 참가자들은 고함을 치며 박 시장의 발언을 방해하고 박 시장에게 접근하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서울 종로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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