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계속되면서 국내에서 일본차만 따라다니며 감시하는 '차파라치'까지 등장해 일본차 차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차파라치들은 도로에서 일본차를 발견하면 은밀히 따라다니며 감시하다가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곧장 신고하는 방식으로 일본차 차주들을 괴롭힌다. 차파라치 등장에 일본차 차주들은 당혹해하면서도 피할 방법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
30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일본 차 하루 종일 따라다녔습니다' '일본차 추적 결과 보고 합니다' 등의 글이 수시로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도로에서 일본차를 따라다니며 신호 위반, 과속 등을 포착해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공유하고 경찰에 신고한다.
한 포털 카페에는 최근 "1시간 동안 따라다녔는데 별 다른 성과가 없었다. 다음에 다시 추적해보겠다"고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의 댓글엔 '응원한다'는 취지의 댓글이 무수히 달렸다.
차파라치들은 일본의 과거 만행과 최근 무역보복 조치를 생각할 때 일본차 감시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 9월부터 8자리 번호판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한·일 관계 악화 후 일본차 구매자 구별이 가능해지면서 차파라치 활동도 활발해졌다는 분석이다.
일본차 구매자들에게 '매국노 프레임'을 씌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고 차량을 훼손하기까지 하는 현상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일주일 새 일본차를 세 차례나 추적했다는 강 모씨(31)는 "일본차를 구매한 것도 해당 차주들의 자유인만큼 그에 대한 책임도 그들이 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본차 소유자들은 무차별적인 스토킹에 반발하고 있다. 일본차 차주인 최 모씨(29)는 "일본 제품 사용자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엔 동의하지만 일본차를 타는 사람을 무조건 매국노로 몰아세우고, 차파라치까지 만들어 불안감과 압박을 주는 것은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바람
명백한 스토킹 행위인 만큼 경찰 신고도 마다 않겠다는 차주도 있다. 정 모씨(29)는 "누군가 내 뒤를 몰래 스토킹한다고 생각하니 소름 돋는다"며 "이유 없이 뒤를 은밀히 따라다니는 이를 발견하면 즉각 경찰에 신고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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