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상 선거 연령은 만 19세 이상으로 보통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선거를 할 수 있는데, 법이 바뀌면 당장 내년 총선 일을 기준으로 2002년 4월 16일 이전에 출생한 이들은 모두 다 투표할 수 있습니다.
세금을 내는 것도, 군에 가야 하는 나이도, 하물며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나이도 만 18세가 기준인데, OECD 국가 중 우리만 유일하게 만 19세 이상에게 선거권이 주어진다, 불합리하다….
반면 아직 사회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고등학생이 선거권을 가진다면 학내 정치화는 불 보듯 뻔하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낮춰 만 18세 이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다른 나라들처럼 학제부터 개편하자…. 정치권과 교육계가 아닌, 국민 여론조사에서조차 찬반이 팽팽한 상황이죠.
사실 이 모든 건 선거법 표결이 목전인 만큼, 때늦은 논란거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의 근간인 교육과 정치를 논하는 일이기에 단순히 법안 끼워 넣기 식으로 처리해선 안 된다는 데엔 모두가 공감할 겁니다.
이미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국회에 기대할 바는 없습니다만, 새로운 제도를 만든다면 그것에 따른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서둘러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쯤은 일러주고 싶습니다.
내년에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이들 중 나이가 돼 투표를 할 수 있는 학생은 전체의 10% 정도로 예상됩니다. 이들이 선거에 어떻게 참여할지, 또 어떻게 바꿀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괜한 걱정도, 예상되는 상황도, 모두 우리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일 뿐. 애초에 성숙한 선거 문화, 제대로 된 제도가 있었다면 이런 걱정은 우리가 할 필요도 없는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