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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뉴스] |
지난 14일 오전 4시40분께 비슷한 시간대에 경북 상주-영천고속도로 상·하행선 양방향에서 각각 '블랙 아이스(Black Ice)'로 인한 다중 연쇄추돌사고로 7명이 숨지고 32명이 숨지는 대형참사가 발생했다. 새벽 깜깜한 시간대의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승용차와 화학물질을 실은 화물차, 고속버스 등 수십대의 차량이 불에 타거나 사고로 뒤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고속도로 중앙분리대도 곳곳이 파손됐다. 사고 구간 고속도로는 크레인 등 소방장비 44대와 100여명을 현장에 투입해 사고수습을 벌였으나 13시간 동안 이 일대는 마비가 됐다. 사고 현장에 출동한 한 구조대원은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펼쳐져 있었다"며 "사망자들 시신 훼손이 심하고 일부 시신은 심지어 불에 심하게 타 형체를 못 알아볼 정도였다"고 참혹한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은 '블랙아이스' 를 사고원인으로 보고 있다. 블랙 아이스는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서 녹았던 눈이나 비가 얇은 빙판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이날 새벽 이 일대는 오전 3시48분터 1㎜가량 비가 내렸고 기온은 영하 1.73로 추운 날씨여서 도로가 일시적으로 얼어붙은 '블랙아이스'로 달리던 차들이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다.
15일 새벽 5시 28분께에도 충북 영동군 심천면 도로에서 화물차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차량 6대가 연쇄추돌해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 부상자를 이송하려고 출동한 구급차를 다른 승용차가 미끄러지며 들이받는 3차 사고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4시에서 9시 사이 충북 전역에서 블랙아이스로 인해 22건의 추돌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경찰청은 2016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최근 4년간 경북 지역에서만 블랙아이스 관련 사고로 500명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했다.
이처럼 겨울철만 되면 '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가 빈번하지만 이에대한 지자체 등 관련당국의 대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고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자체·도로공사 등 도로교통당국은 눈이 오면 모래나 염화칼슘 등을 뿌려 도로정비에 나서는가 하면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리면서 적극적인 대처를 하는 것과는 달리 '블랙아이스' 대처와는 대조적이라는 것이다.
블랙아이스가 보통 도로의 그늘진 곳이나 고지대, 결빙에 노출된 교량이나 고가 차도에서 자주 생긴다. 특히 일반도로보다 블랙아이스가 생긴 도로는 제동거리가 10배나 길어지고 눈길보다도 6배가 더 길어져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번 상주-영천 고속도로 대형 참사도 모래나 염화칼슘 살포 등이 현장에 살포됐다는 목격자 진술이 나오지 않아 당시 도로 안전대책이 사전에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겨울청 빙판길에 대비한 운전자들의 안전운전도 중요하지만 지자체 도로공사 등 관련당
[상주 = 최승균 기자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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