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등을 둘러싸고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디지털포렌식'입니다.
그만큼 수사의 핵심 열쇠라는 건데, 이게 정확히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정작 많지 않습니다.
포렌식이 무엇이고 어떤 위력을 갖는지, 손하늘 기자가 보여드립니다.
【 기자 】
디지털포렌식도 핵심은 현장 보존입니다.
강력사건 수사에선 눈에 보이는 현장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손대지 못하도록 한다면,
'디지털 저장공간'이라는 일종의 사건 현장에도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작업을 벌이는 겁니다.
▶ 인터뷰 : 이상진 /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장
- "저장되어 있는 데이터를 추출하고, 추출된 데이터를 분석해 과거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를 입증하는…."
포렌식 없이 단순히 압수만 해서 스마트폰 등을 들여다본다면,
임시 파일이 만들어져서 기존에 있던 삭제된 파일의 흔적을 덧씌우게 돼 핵심 증거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마치 사진을 찍듯, 압수 당시 전자기기의 상태를 낱낱이 기록한 뒤, 이 자료를 분석하는 원리입니다.
메시지를 삭제하더라도 메모리에는 내용이 일정 기간 남아 있을 뿐더러, 삭제를 명령한 기록 자체만큼은 남기 때문에 어느정도 복원도 가능합니다.
▶ 스탠딩 : 손하늘 / 기자
- "보안성이 뛰어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텔레그램 메신저입니다. 제가 직접 텔레그램으로 청탁 메시지를 적어본 뒤에, 다시 삭제를 해서 지웠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메시지가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디지털 포렌식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전문가와 직접 작업해보겠습니다."
스마트폰 메모리를 동결한 뒤 암호화된 내용을 해독하자, 삭제한 메시지가 그대로 나옵니다.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도 결과는 마찬가지, 수사망이 좁혀올 것을 예상하고 황급히 지워봐야 큰 소용이 없는 겁니다.
하지만 최신 아이폰 기종은 보안이 강화돼, 비밀번호나 지문 없이는 포렌식 자체가 어렵다는 점은 한계로 꼽힙니다.
▶ 인터뷰 : 이상진 /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장
- "(특정 업체에서)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풀어준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비밀번호를 알지 못하면 데이터 수집 자체가 원천적으로 어려운…."
다만 기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는 만큼, 우회해서 포렌식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분석입니다.
MBN뉴스 손하늘입니다.
[ sonar@mbn.co.kr ]
영상취재: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이유진·오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