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리튬의 농도를 측정한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인구 밀도가 비교적 낮은 지역을 흐르는 북한강과 남한강보다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에서 리튬 농도는 최고 6배 높았습니다. 또 강물 속 리튬은 리튬이온전지와 소형 전자기기, 쓰레기 등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돼 리튬이 잠재적인 오염원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부경대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은 강물 속 리튬의 농도를 분석한 결과를 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습니다.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 소형 전자기기와 전기자동차 등이 발전하며, 여기 들어가는 이차전지인 리튬이온전지의 사용량도 지난 20년간 급격히 늘었습니다. 사용량이 증가하며 폐기량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류종식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2012년 기준 약 660만 개의 리튬이온전지가 생산됐고, 이 중 21%를 한국이 생산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다 쓴 리튬이온전지의 회수와 재활용, 처리에 대한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생산해 낸 리튬이 자연에 영향을 어떤 미치는지, 관련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이런 연구의 일환으로 우선 북한강 6곳과 남한강 7곳, 서울을 지나는 한강 4곳에서 물을 떠 리튬이 어느 정도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북한강과 남한강 시료 리튬 농도는 다른 국가의 강에 비해 낮았습니다. 그러나 한강 시료의 경우 두 강에서 얻은 시료보다 리튬 농도가 6배까지 높았습니다.
동위원소 분석에서는 물속 리튬이 리튬이온배터리와 치료제, 음식물 쓰레기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런 내용을 종합해,
류 교수는 "하수처리장 유입수와 처리수, 수돗물 분석을 통해 현재 수처리 방식으로는 리튬을 제거할 수 없음을 확인했다"면서 "이번 결과는 인공적인 리튬이 생태계와 사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