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신체 일부가 노출된 불법 촬영물이 인터넷에 떠돈다고 생각하면 아찔하죠.
이런 디지털 성범죄가 심각한 수준인데요.
서울시 거주 여성의 14%가 직접 피해를 입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전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20대 여성 A씨는 지난 7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 인터뷰 :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 "제 친구가 저한테 말해줬어요. (불법 촬영물 속의) 너를 봤다고. 그런데 그 사이트가 정말 일반적인 남성이 들어가는 불법 도박사이트였거든요. "
불법 촬영물이 SNS와 메신저 등을 통해 어디까지 퍼졌는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 인터뷰 :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 "(다른 분은) 심지어 자기를 길거리에서 알아보는 사람도 있었대요. 그러니 세상에 나오기 두렵죠. "
조사 결과 A씨를 포함한 서울 거주 여성 14%가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직접 당했다"고 답했습니다.
서울시가 지난 5주간 포착한 디지털 성범죄 의심 게시물도 4,400여 건이나 됩니다.
그런데도 피해자의 93%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방법을 잘 모르거나 신고해도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불확실하다는 게 주된 이유였습니다.
서울시는 '온서울세이프'라는 플랫폼을 만들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법적 대응과 심리치료까지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이희정 / 나무여성인권상담소 실장
-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망설이시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사건 초기부터 종결까지 모든 전 과정을 함께 하게 되니까…."
전문가들은 디지털 성범죄의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janmin@mbn.co.kr]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