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만 18세가 되면 보육원을 떠나야 하는 보호종결아동들과 조경사업을 하고 있는 브라더스 키퍼 대표 김성민 씨는 이들에게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이 목표다. [사진 = 이세현 인턴기자] |
만 18세가 되면 보육원과 지역아동센터를 나와야 하는 아이들. 이들을 일컬어 '보호종결아동'이라 부른다. 보호종결아동에겐 크게 두가지 선택지가 있다.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업전선에 뛰어들거나. 이들은 또래 아이들과 다르게 18세부터 홀로서기에 나서야 한다. 경기도 안양 평촌역 3번 출구로 나와서 10분정도 걷다보면 보호종결아동의 자립을 돕는 '브라더스 키퍼'라는 사회적 기업이 있다. 학력도 경력도 아닌 오직 보육원 출신이란 스펙(?)만 보는 곳. 매서운 바람이 불던 지난 28일 브라더스 키퍼의 대표 김성민 씨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나 사업이야기를 들어봤다.
―'브라더스 키퍼'는 어떤 곳인가.
▷브라더스 키퍼는 만 18세가 되어 보육원을 나와 독립해야 하는 보호종결아동만 채용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이들과 함께 건물에 생화 및 인공 식물 디스플레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설치에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유지 보수까지 하고 있어 식물이 4계절 시들지 않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인천국제공항 라운지L, 신도림 시네큐 극장, 서귀포시청 제2청사 등에 벽면녹화 작업을 진행했다. 또 창의력 등을 높일 수 있도록 파티션 사이 빈 공간 등 회사 내 업무공간에 식물을 배치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그런데 왜 조경사업을 선택했나.
▷보호종결아동의 대부분은 생계를 근근이 유지한다. 자신이 보육원 출신이라는 걸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될까 두려워 한 아르바이트에 정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독 1년 이상 한 직장을 다니는 친구가 있어 물어보니 식물을 만지며 돌보는 일을 한다고 말했다. 그 일을 시작하고 나서 스스로 치유되는 경험을 하고난 뒤 다양한 사람과 어울려 오랫동안 직장생활하는 그 친구의 모습을 보니 이게 일종의 해결책이 될 것 같았다. 식물은 조금만 관심을 두지 않으면 금방 죽으니 이를 통해 타인을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을 것 같았다. 시장조사를 해보니 최근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이 가장 큰 이슈였다. 무엇보다 보호종결아동의 대부분 학력은 농고나 공고여서 기본적인 자질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 |
↑ 브라더스 키퍼는 생화 및 인공 식물 디스플레이로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어 수많은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 = 브라더스 키퍼 제공] |
▷그렇다. 매년 2000여 명의 아동이 만 18세가 되어 보호종결이 된다. 내가 보육원에 있을 당시엔 부모 없는 친구가 90%였지만 이제는 그 반대다. 부모님의 불화나 이혼, 가정폭력 등으로 격리가 필요한 아동들이 보육원에 들어온다. 이들 대부분은 보호종결아동이 되면 성매매를 하는 등 범죄자가 된다. 선택권 없이 부모에게 버려져 사회적으로 격리돼 커왔기 때문에 정서적·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한다. 나 역시 만 18세가 되어 보육원을 나와 참 많은 방황을 했다. 누군가 오래 참고 기다려주는 사랑을 전달해주어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울타리가 되어 준다면 어떨까 싶었고 내가 자처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지난 2018년 브라더스 키퍼가 탄생했고 현재 나를 포함해 6명이 근무한다.
―조경사업을 하고 싶지 않은 보호종결아동들도 있을 것 같은데.
▷그래서 브라더스 키퍼의 앞글자를 딴 'BK'를 브랜드화 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특별히 보육원 퇴소 직전인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직업 멘토링 등 교육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스토리텔링이 담긴 굿즈를 디자인 하는 등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도 자신의 적성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한다.
![]() |
↑ 브라더스 키퍼 직원인 보호종결아동들은 일을 하며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운 뒤 보육원 동생들에게 1:1 멘토링 등 다시 그 사랑을 되돌려주고 있다. [사진 = 브라더스 키퍼 제공] |
▷사회적 기업에선 취약계층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 그래야 정부에서 지원금이 나와 사회적 기업의 본래 취지대로 운영을 해나갈 수 있다. 그러나 보호종결아동은 지금까지 취약계층에 포함되지 않고 있었다. 우연한 기회로 보호종결아동 분야 대표로 청와대 행사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이 부분을 상세히 설명드렸더니 정부기관 협의를 거쳐 지난 7월 보호종료아동이 취약계층에 포함됐다. 너무나 감사한 일이었지만 취약계층으로 인정받는 시간은 단 5년 뿐이었다. 이유를 물으니 보육원 내 자립 전담 요원이 아동을 추적하는 기간이 5년이라서 그렇게 정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만약 아동이 대학을 다니거나 군대를 갈 경우 5년은 금방 지나간다. 이 기간을 조금 더 늘리기 위해 관련 부처와 사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가.
▷보호종결아동들은 어린 시절 자신들을 후원해줬던 후원자분들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을 지니고 살아간다. 또 아직 보육원에 남아있는 동생들을 위해 무언가라도 돕고 싶어한다. 그러나 현실은 지금 당장 앞길이 막막해 하루하루 버텨가는 이들이 많아 그저 꿈으로만 간직하곤 한다. 내가 언제까지 이 일을 할
[디지털뉴스국 이세현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