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창진호(24t·승선원 14명) 선원들 상당수가 구사일생으로 구조됐습니다.
이들의 생명을 구한 것은 어선에 탑재된 구명벌(둥근 형태의 구조용 보트)이었습니다.
지난 1일 오후 출항한 창진호는 복귀 예정일을 하루 남기고 오늘(25일) 새벽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87㎞ 해상에서 전복됐습니다.
당시 사고 해역에 북서풍이 초속 19m로 강하게 불고, 4m의 높은 파도가 이는 등 기상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던 점으로 보아 커다란 너울성 파도를 맞아 전복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선원들은 이날 오전 6시 5분쯤 '침수 중'이라는 긴박한 구조요청을 보냈습니다.
선원들은 30여분간 성난 파도와 힘겨운 사투를 벌이다 6시 40분쯤 "배가 넘어질 것 같다"는 말을 남기고 교신이 끊겼습니다.
창진호는 전복됐고, 14명의 선원도 함께 바다에 휩쓸렸습니다.
그러나 이들 선원들의 목숨을 구한 것은 때마침 자동으로 펼쳐진 구조용 보트 구명벌이었습니다.
선원들은 필사적으로 헤엄쳐 구명벌에 올랐습니다.
해상 사고가 났을 때 탑승객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중요한 구조장비 중 하나인 구명벌은 물에 가라앉더라도 일정한 수압이 되면 수압분리계가 작동해 자동으로 펴지게끔 돼 있습니다.
동력원이 있는 보트인 구명정과는 달리 구명벌은 동력이 없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법 규정에 따라 화물선, 여객선, 어선 등에 의무적으로 탑재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지난 세월호 사고 당시 배가 침몰했음에도 구명벌이 부풀어 오르지 않아 문제가 됐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사고 해
승선원 14명 중 13명이 구조됐고, 나머지 1명은 수색 중입니다.
구조된 승선원중 현재 2명이 사망했고, 일부는 의식이 없는 상태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