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의 무기한 파업이 5일 만에 종결되면서 열차 감축 운행에 따른 대입 수험생들과 일반 여행객의 불편이 해소되고, 수출업체의 물류 차질도 해결됐습니다.
파업 시기가 대입 수시면접과 논술고사와 맞물리면서 서울지역 대학에 응시하기 위해 지방에서 상경하는 수험생들의 고충과 불안이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수출입업체 화물 운송도 어려움이 컸지만, 다행히 비교적 이른 시일 내에 파업이 종결되면서 우려했던 물류대란은 빚어지지 않았습니다.
4조 2교대제 도입을 위한 4천600명 인력충원 요구 등 노조 주장에 대해 한국철도(코레일)와 국토교통부가 인력 운용 효율성 등을 강조하며 부정적 입장을 고수해 자칫 파업이 장기화할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무조건적인 합의가 능사가 아니다"며 "노와 사가 인력 증원 규모에 대해 합의하고 근거와 재원 대책, 자구노력이 뒷받침된 단일한 안을 갖고 오면 정부가 검토할 수 있는데 사전 조율 없이 파업이 이뤄졌다"며 부정적 입장을 표명해 이런 우려를 키웠습니다.
하지만 이번 파업을 앞두고 노조가 벌인 조합원 찬반투표 지지율이 역대 최저수준에 근접하고, 젊은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파업에 대한 회의적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측과의 조기 협상 타결 가능성도 점쳐졌습니다.
지난 11∼13일 이뤄진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노조원 재적 대비 찬성률은 53.88%에 그쳤습니다.
8월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관련 찬반투표 당시 찬성률 67%보다 13%포인트나 낮았습니다.
2003년 6월 52% 찬성률로 강행한 파업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찬성률입니다.
이로 인해 노조 게시판에도 파업에 반대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한 조합원은 "쟁의 찬성 54%에서 총파업이라니 무리하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노조 지도부가 파업을 장기적으로 이끌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늘(25일)부터 모레(27일)까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라는 대규모 국제행사가 예정된 것도 노조 지도부에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철도파업이 많은 불편을 초래해 가뜩이나 국민 지지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가적 잔치에 훼방을 놓는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파업 조기 철회를 결심했으리라는 분석입니다.
국토부가 노조 요구 중 하나인 코레일과 SR 통합 용역과 관련한 회의를 재개한 것도 노조에 파업 조기 종료 명분을 준 것으로 해석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