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오늘(21일) 증권사 장외파생상품을 통해 효성그룹이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의혹에 대해 효성 계열사와 증권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구승모 부장검사)는 이날 효성 계열사인 서울 마포구의 효성투자개발과 경기 수원의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 서울 영등포구의 하나금융투자 등을 압수수색해 각종 금융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사건 수사를 위한 것"이라며 "하나금융투자는 직접 수사 대상은 아니며 거래 관련 자료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4월 효성이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를 이용해 계열사를 부당지원했다며 효성그룹 총수 2세인 조현준 회장 등 관련자와 법인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습니다.
또 사익편취 금지와 부당지원 금지 등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효성과 효성투자개발, 조 회장에게 시정명령을 내리고 효성과 GE, 효성투자개발에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공정위는 조 회장의 사실상 개인 회사인 GE가 경영난·자금난으로 퇴출 위기에 처하자 그룹 차원에서 지원 방안을 기획하고, 효성투자개발을 통해 자금 조달을 지원했다고 판단했습니다.
TRS는 금융회사가 페이퍼컴퍼니인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특정 기업의 주식을 매수한 뒤 해당 기업에 실질적으로 투자하려는 곳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수수료 등을 받는 방식을 말합니다.
채무보증과 성격이 비슷하기 때문에 기업이 계열사 지원 또는 지배구조 회피수단으로 이를 악용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검찰 등에 따르면 발광다이오드(LED) 제조사였던 GE는 2012년 이후 심각한 경영 위기를 겪으며 2014년 말 퇴출 직전에 놓였습니다. GE의 재무상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2014년 8월 효성그룹 재무본부는 여러 계열사를 지원 주체로 설정하고 지원방안을 모색했습니다.
효성 재무본부는 효성투자개발을 지원 주체로 결정한 뒤 직접 금융회사를 섭외해 TRS 방식의 거래구조를 기획·설계했습니다.
GE가 발행하는 2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4개 금융회사의 SPC가 인수하되, 이들의 요구를 효성투자개발이 들어주는 방식입니다. 이 계약은 2년간 유지되도록 했습니다.
이 계약을 통해 효성투자개발은 재무가 부실한 GE가 거액의 CB를 발행할 수 있도록 CB에 수반되는 신용·거래상 위험 일체를 인수해 사실상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것과 동일한 지원을
해당 CB는 30년 만기의 후순위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로 인수자의 중도 상환 요구권조차 없으며 금리는 연 5.8%에 불과했습니다.
공정위는 당시 효성투자개발의 TRS 거래에 힘입어 GE는 저리로 CB를 발행해 거액의 자금(자본금의 7.4배)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고 봤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